망향
김선영
바람 부는 날이면 고향에 가고 싶다
고향에 가서 내 살던 집 앞마당에 앉아
바람에 날려 오는 진한 밤꽃 냄새를 맡으며
삶은 감자랑, 강냉이랑 올챙이국수를 먹고 싶다
차가운 샘물에 식은 밥을 말아
묵은 막장에 풋고추를 찍어 먹으며
돌아가신 할머니의 목소리를 듣고 싶다
인정이 피어오르던 모깃불 연기 속에서
하얀 박꽃을 바라보며
아름다웠던 첫사랑을 만나고 싶다
무거움에 버거운 마음을 비워내고
무한한 풀벌레 노랫소리를 듣고 싶다
바람 같은 세월이 바람처럼 지나가고
물 같은 인생이 물처럼 흘러간 지금
나에게 남아있는 두꺼운 옷을 벗고
푸르른 들판에 서서
고향의 사투리로 노래를 부르고 싶다
어릴 적 친구들 만나
막걸리 잔을 주고받으며
배꽃처럼 환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김선영
- 영월군 주천면 거주, 1989년 `시조문학'으로 등단
- 시집 `추억의 강가에서' `회향제' `내 살던 날의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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