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그냥

낙엽의 밀어 / 김원식

心 鄕 2013. 3. 22. 21:18

 

 

낙엽의 밀어

 

둘만이 나누는 밀어만큼
혼자서 미소 짓고 혼자서 웃음 지을
참 좋을 밤이 다가옵니다.

 

공장도 문을 닫은 지 서너 해는 되어가고
가까이 더 가까이 바라만 보던 눈은
멀리 있는 산을 바라만 보게 됩니다.

 

세월, 세월이었지요.
골 깊은 만큼 산 높았으니
떠밀린 낙엽은 겹겹 몰려들고
남은 것은 앙상한 몸뚱이,
바람 불면 흔들리는 가지이지요.

 

봉사활동 하는 곳은 비슷한 어른의 집이지요

하나같이 가난하고, 의탁할 곳 없어
어찌할 줄 모르는 이웃의 어른들이 됩니다.

 

젊은이를 만나면
공통적으로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제발 나처럼 살지는 말아다오"

 

후회가 다가설 때 되돌아서지 못하는 연륜이었으니
"나를 대신하여 그대만은 잘 살아다오" 라는 듯이
눈물까지 보이면서 두 손을 꼭 잡아주는 어른들이시지요.

 

어쩌면 사랑일지도 모릅니다.

이 세상 어느 곳에서도 만나지 못하는 진정한 사랑 앞에서
나도 모르게 숨 한번 크게 먼 산을 바라봅니다.

 

영원할 줄 알았던 사랑도

시샘하는 세월이 기다리고 있지만
벅찬 가슴안고 사랑하기에 행복하다고,
내일이면 손뼉 마주칠 그대 계시 온다고,
어느 누구에게도 말해서는 아니 될 밀어들 이었습니다.


                                            2013.03.20. 20:05. 心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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