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탐방>
구석구석 자연미 넘치는 ‘미다리마을’
강과 숲이 어우러져 관광객, 사진작가들 발길 늘어
<판운2교에서 건너다 본 미다리마을의 강변 느티나무 숲>
‘미다리마을’을 찾은 날, 오전부터 폭우가 퍼붓고 있었다.
주천면 판운1리 미다리로 가는 길 위의 풍경은 8월 한 여름의 전형적인 시골 풍경이었다.
옥수수와 복숭아 등 제철 농산물을 판매하는 농가, 강 돌무더기에 앉아 흙탕물이 맑아지길 기다리는 아이들, 정자에 모여 휴식을 취하는 어르신······.
그렇게 한 여름의 풍경을 굵은 빗줄기와 함께 차창 밖으로 밀어내며 미다리마을로 향했다.
다리가 없어 미다리(未橋) 지명, 지금은 커다란 다리가 놓여져 있다
주천면 판운1리, 미다리마을로 들어가려면 다리를 건너야 한다.
삼면이 강으로 둘러싸여 있는 마을은 예전에는 다리가 없었다. 여름철에는 나룻배를 이용하고 늦가을이 되면 나무를 베어다가 기둥을 만든 다음 그 위에다 소나무가지와 흙으로 덮은 섶다리를 놓았다. 그러나 여름철 장마 때면 섶다리가 떠내려 가고 없어져 버려 마을 이름은 ‘미다리(未橋)’라고 불리게 되었다. (참고한 책-영월땅이름의 뿌리를 찾아서)
마을에서 육지로 나가는 방법은 세 개의 섶다리를 이용해 판운과 장충동 등 이웃마을로 갈 수 있었으며 이후에는 잠수교가 놓여졌으나 2006년 큰 수해 이후 지금의 다리가 놓여졌다.
강으로 둘러싸여 있어 섬 형태의 마을이지만 예로부터 땅이 기름지고 농사가 잘 되는 곳으로 밤나무, 느티나무를 비롯해 큰 나무들이 많다. 또 평창강을 배경으로 아늑하게 마을을 품고 있는 하늘과 우거진 숲 덕분에 ‘숲 속 마을’ 같은 신비스러움까지 간직한 곳이다.
토박이, 외지인 담 없애고 한마음 되어 마을사랑
현재 마을에는 영월 토박이와 외지에서 들어 온 주민 등 모두 12가구가 살고 있다.
주민들은 한우사육, 옥수수, 고추 농사를 비롯해 직장에 다니거나 아름다운 자연경치를 배경으로 펜션을 운영하고 있다.
원주민은 세 가구가 전부지만, 이곳 사람들은 원주민과 외지인의 담이 없다. 그것을 증명하듯 마을사람들은 수 년 전부터 각자 회비를 내어 두 달에 한 번씩 밥을 먹으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눈다. 또 1년에 두 번은 모두가 함께 마을안길 청소 등 마을 가꾸기에 힘을 모으고 있다.
엄기석(57)씨는 “강이 시원스럽게 흐르는 마을경치가 좋아 2008년 정착해 살고 있다. 농업과 관광업을 함께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강변 느티나무 숲이 아름답게 조성되어 있어 관광객 및 사진작가 동호인들이 많이 찾고 있는 아름다운 곳”이라고 마을을 소개했다.
한우를 사육하고 있는 김종경(57)씨는 “마을이 좋아서인지 외지에서 들어오는 사람들 모두가 좋은 사람들이다. 마을 풍경을 위해 꽃을 심고, 자기 집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것을 비롯해 모두가 하나되어 마을을 먼저 생각하고, 마을 가꾸기에 동참하는 등 화합을 유지하고 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강변 느티나무숲, 작은 시골길, 운치있는 산책·등산로 등 관광마을 조건 갖춰가
오후로 접어들면서 비가 그치기 시작했다. 해가 살짝 고개를 내밀고 있을 무렵, 커다란 구름덩어리가 마을 앞 강변 느티나무 숲 위에서 딱 멈춰 섰다. 판운2교 도로에서 바라 본 미다리마을은 말 그대로 자연스러웠다.
가족단위 관광객들은 분주함을 떠나 휴식을 취하고 있었고 연인들은 손을 잡고 시골길을 걸었다.
미다리마을의 대표적인 산책로 중 하나는 B펜션 안에 있는 메타쉐콰이어 길이다. 200 여 미터가 넘는 메타쉐콰이어길은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자연색을 뿜어 내 구경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 또 왕복 3시간 코스로 등반하기에 적당한 1.2km의 거울봉등산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마을은 천연기념물 요선암(돌개구멍)과 10여 분 거리에 위치해 있고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인 법흥사와 더불어 한반도지형까지 묶음여행이 가능하다.
누군가 말했다. ‘죽기 전 삶을 돌아보니 열심히 일 한 건 생각나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여행하며 즐거웠던 때가 기억에 남는다’ 고.
엄기석씨는 말한다. “미다리마을은 강 건너편에서 바라보는 것과는 다르다. 마을 안에 들어서야 비로서 마을의 참 모습, 자연의 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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