섶다리 /詩
牛 率 오 광 진
섶다리에 오르면 빈 마음에
오롯이 모닥불이 피어오른다
겨울날 내 속으로 찾아든 한기는
모닥불에 녹아
그것만으로 나는 좋아라.
강물은 나에게 물 흐름을 닮으라 하고
버선발 모듬는 솔가지는 날더러 솔을 닮으라 한다.
세상사 돌밭길이라 원망말고
인간사 회자정리(會者定離)라 아쉬워 말라
세속에 찌든 인생 바람에 얹어 날리고
버림의 원통함은 물 흐름에 띄워 보내라 한다.
강물의 가르침이어라
섶이 만든 이름이어라
눈물지고 붕어(崩御)한 그이의 뜻이어라.
눈 먼 자여 바람으로 읽어라!
귀 먹은 자여 공기로 들어라!
말 못하는 자여 가슴으로 느끼어라!
여보게, 나그네.
불면불휴(不眠不休)에 지친 몸 잠시 부려두고
즐풍목우(櫛風沐雨)함은 예에 두고 눈 잠 붙이시게나.
*작가소개 : 오광진씨는 주천에 거주하고 계시며, 시와 수필, 단편소설을 집필하고있는
고장의 귀한 작가분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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