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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승당마을, 아름다움 뒤에는 땀과 정성이

心 鄕 2007. 6. 18. 14:46

새농어촌건설운동의 효과로 마음이 모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어


영월로 향하는 38번 국도를 따라 연당 나들목으로 접어들면 오른쪽으로 철길 건널목을 건너는 2차선 포장도로가 있다.

 

이 길은 영월군 남면 연당 4리와 5리를 지나 조전리를 거쳐 충북 단양으로 연결되는 6번 군도로, 창가에 비춰지는 농촌의 풍경을 감상하면서 멋진 추억을 간직할 수 있는 드라이브 길 이기도 하며, 3.5Km의 기다란 길이 노란 금계초 꽃으로 장관을 이뤄 찾는 이들이 많은 장소이다.

 

 

 들과 산에는 푸름이 한껏 짙어진 6월의 3째 주 토요일 오후 파란하늘이 너무도 고운 날이라 길을 나섰다.

 

영월 땅 구석구석 어느 마을로 들어서든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지만, 오늘 찾아가는 승당마을은 어린 시절 아득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와 풍경이 담겨진 곳이다. 첫 입새에서부터 만나게 되는 것이 멀리서 기차가 오면 종소리를 울리고 가까이 오면 차단기가 내려가는 철도건널목이다.

 

양 옆으로는 논과 밭으로, 오른쪽에는 수일 전 대낮에 날벼락인 우박이 떨어져 한 해 농사를 포기한 담배 밭이 있고, 왼쪽으로는 개구리가 울어 대고 황새가 먹이를 찾는 논이 있다.

 

농부의 바쁜 손놀림과 느티나무 고목아래 새참을 먹고 있는 모습도 보면서 10여분을 가니 길이가 길고 폭이 넓은 나무판에 새겨 넣은 승당마을 표지판이 보인다.

  

여기가 50여 농가 130여명이 오손도손 정답게 살고 있는 연당 5리 승당마을이다. 길옆은 만발한 금계초가 노란 자태를 한껏 뽐내며 바람에 일렁이는 꽃물결이 저 멀리 구부정한 길을 따라 이어지고 있다. 그 아름다움에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그늘진 노변에 앉아 산과 들 그리고 꽃이 주는 향기를 느껴 보았다.

 

느릿느릿 이어지는 자동차 행렬 속에는 연인들도 있고, 휴일을 즐기려는 직장인도 있고, 어린 자녀들 손을 잡고 한가로이 거니는 젊은 부부도 있다. 삼삼오오 무리지어 다니면서 지금의 이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에 담고 있다.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는 건 연당 5리 주민들의 정성과 땀의 결실 덕분이다. 새 농어촌건설운동을 접한 이들은 알 수 있지만 운동의 결실을 맺으려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부역이라는 옛말처럼그야말로 동네일은 부역이다.

 

육체적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인력지원이기에 1년 농사 일정과 겹치게 될 때는 많은 갈등과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 과정을 한마음으로 뭉치고 단합한 결과 우수마을 수상이라는 영광을 안았고 5억원의 시상금을 확보하게 되었다.

 

관할하는 면사무소와 군청 담당부서 그리고 직원과 함께, 주민 모두가 참여하여 체계적인 프로그램 기획에 의해 이어진 실천의 과정에서 희망의 꿈을 키우고 미래의 비전제시와 공유로, 독려와 격려 속에 많은 노력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디지털 사랑방에 구축된 초고속 인터넷 정보화시스템은 도시민을 실시간으로 연결해주고, 마을의 모든 것과 세상 돌아가는 소식들이 공유되어 한미 FTA 협약이 현실농업분야에 미치는 영향, UCC영상물을 영농일지로 대체할 수 있는 방법, 문화와 예술 그리고 수도권 집중화에 따른 인구밀도 증가로 주거생활 환경의 피폐화 등 상당한 수준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처럼 민과 관이 한마음으로 결집한 결과가 결실을 맺어 변화된 잊혀진 전례전통과 구전 설화를 되살리고 찾아낸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함축된 고유상표 등록을 통한 특산물과의 접목으로 소득이 향상되는 등 변화된 마을환경을 볼 수 있다.

 

도시민이 농가에서 영농을 체험하고 농촌 장수마을인 이 곳에 오래도록 같이 살고 싶다는 얘기가 제법 나올 듯 하다.

 

정겨운 풍경이 있는 마을을 뒤로 하고 집으로 향하는 길 바로 아래동네인 4리에는 나지막한 산 아래에서 곡식들이 커가는 소리와 자연의 속삭임을 시로 풀어내는 김초리·고진영 부부시인이 살고 있다.

 

'고야 떨어지는 소리' - 김 초 리

 

지천으로 열린 자두원조 고야
가지가 휘어지도록 사랑을 나눈,

 

누군가 뒤꼍에 왔나 하면
겨워서 ‘툭’ 떨어지는 너희들
줍기가 바쁘다
나누어 먹기도 바쁘다

 

내년엔 덜 열리겠지
작년처럼 정력을 예비하는 가

 

 

남다른 마을, 잘 살아보자고 모두가 노력하는 마을에는 강원도가 심혈을 기울여 수년째 시행하는 새농어촌건설운동으로 인해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너무도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고 있었다.

 

아름다운 꽃에는 벌이 찾아온다는 말처럼 아름다운 곳에는 찾는 이들이 있고, 관광객들로 인해 바로 체감하지는 못하지만 점차적으로 마을의 생활환경이 향상될 것이다.

 

그동안 강원도의 새농어촌건설운동을 추진한 마을들의 하나, 둘 변화되는 모습을 보면서 대한민국 모든 농, 어촌마을이 꽃을 활짝 피우 듯 농, 어민들의 얼굴에도 웃음 꽃이 활짝 피우길 기대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