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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천리 솔고개 소나무의 사연

心 鄕 2007. 7. 9. 20:01

자연자원 보존은 행정관청이 앞장서야


지난 7월 8일 영월군청 홈 자유게시판에는 주천면 도천2리에 있는 소나무 군락지가 조경업체에 매각되어 곧 파내어 간다는 소식이 올라와 있다. 자신의 이웃인 한 여성이 이곳 도천리가 고향이라 어릴 적 추억이 담긴 곳으로 매우 안타까워하고 있다며, 이것을 어떻게 제자리에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소망이 담긴 글 이었다.

 

인근 마을이라 찾아간 도천리 현장에는 작은 포크레인이 솔밭에 들어가 있고 이웃집 바깥어른은 길가에 않아 소나무만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도착하니 반기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옛날에 마을에 같이 살았던 손삼용(작고)이라는 어른이 한 여섯 자 크기정도 되는 나무를 심었다”면서 자신이 알고 있기로는 벌써 한 100년은 훨씬 지난 일이라 한다. 이곳은 손 씨네 문중 땅으로 산에서 부터 이어져 내려온 줄기의 마지막 언덕배기 넓은 땅에 자리한 소나무들이다.

 

그 후손이 마을에 있어 찾아뵈었더니 여러 가지 사정이 있었다. 주변을 빙 둘러 밭이 있는데 세농가의 소유로 매년 농작물재배에 커다란 영향을 받고 있다고 한다. 높이 30~40여 미터나 되는 14그루에서 떨어지는 낙엽은 주변 밭으로 날아가게 되어 있고, 고른 햇빛을 받아야 잘 자랄 작물이 그늘지니 덩그러니 키만 크다뿐이지 결실의 열매가 적게 되고, 채소류는 아예 재배를 할 수 없다고 한다. 포기를 앉을 때 솔잎이 들어가니 상품으로서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연유로 농지 소유 세농가에서 소나무를 좀 제거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요구를 여러 차례 받았다 한다. 그리고 조경업체에서 연락이 왔고 200만원에 매각하여 현재는 계약금으로 50만원을 받았다 한다.

이 문제에 대하여 관할 관청을 찾아가 상담도 했다 한다. 주변에서 작물재배에 피해가 크다고 이야기를 하니 제거를 했으면 한다는 뜻을 밝히니 산림도 아니요 밭에 있는 소나무라 어떤 행정절차가 필요 없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다. 단지 조경업체에서는 소나무 반출 증명서를 받아야만 이동이 가능한 것으로 행정처리가 어찌되었는지는 확인이 안 되고 있다.

 

소나무 군락지는  마을의 풍경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비록 단일 마을의 풍경이라지만 모두의 공유풍경일진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관리방법이나 보존 방향은 명확한 것이 없다. 누구든지 이러한 풍경자원은 보존하고 더욱 더 가치 있게 가꾸어야 한다는 점은 알고 있으나 현실적인 문제로 파고 들어가면 아무런 대안마련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원칙적으로는 행정관청에서 소나무 군락지 일대 농지를 매입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렇게 해야만 영원히 보존할 수 있는 근거가 되지만 지방자치단체의 현실에서 볼 때 이 또한 여러 가지 부차적인 문제점들이 있는가보다.

그렇다 하더라도 현재의 도천리 솔고개 소나무 군락지 보존의 당위성은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첫째가 도천리 밧도내마을은 지난 2006년도에 농림부로부터 녹색농촌 체험마을로 선정되어 2억원의 지원금으로 도시민 유치 기반시설을 금년 5월에 완료하여 이제 시작단계에 들어갔으며, 이곳 풍경에 매료된 미술계에서는 마을 앞을 흐르는 주천강과 솔고개가 계절마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고 있어 이곳을 화폭에 담기위해 찾아오고, 봄에는 주변의 들과 산에서 피어나는 들꽃들에 자연학습장으로, 여름에는 피서객이, 가을에는 고추고을의 수확에 체험방문이, 겨울에는 꽁꽁 얼어붙은 주천강과 흰 눈이 쌓인 비산의 풍경과 솔고개 소나무 풍경에 많은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당연히 보존되어야 할 자연자원들은 이번 도천리 소나무군락지 뿐만이 아니라  여러 곳에서 언제든지 훼손되거나 사라질 가능성은 항상 내포하고 있다. 도로변에 심어지는 가로수에 대하여 농지를 소유한 농업인들에게는 보통 골칫거리가 아니다. 나무한그루가 있음으로 해서 농사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나무주변에 대한 작물손실에 보상이 있는 것도 아니요 고맙다는 인사말 한마디 듣는 것도 아니다. 자연적으로 작물재배에 문제가 생기니 제대로 성장하기가 어렵게 된다. 즉 어떤 사안에 대하여 당자에 대한 일방적인 봉사정신, 희생정신만을 요구할 따름이지 그에 대한 합당한 보답은 없다는 이야기이다.

 

이렇게 자연자원은 하나 둘 사라지게 된다. 이번일도 행정관청에서는 민원이 발생하여 반출할 수 없다고 하겠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리고 관청 스스로 미리미리 준비하고 실행하는 행정이 아쉬운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