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고향 e사람

최희응 선생님이 보내주신 편지와 정지용 시집

心 鄕 2008. 6. 18. 21:54

2008년 6월 17일, 수주·주천 문화사랑회 회원 분들이 주천도서관에서 나의 시인 등단 기념회를 마련해준 자리에,

최 선생님의 부인이신 박희분 여사께서 임금순 여사와 김은선 여사님 세분이서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찾아와

격려와 축하를 해 주었다.


이 자리에서 박 여사님이, 최 선생님이 보내주신 선물이라면서 노란 봉투를 내게 주었다.
영월의 문인 분들, 주천·수주의 문인 분들 그리고 친구 분들의 참석에 고마워,

저녁식사를 대접하여 축하에 감사를 표한 후 오늘 아침에 그 봉투를 열어보게 되었다.


반을 접은 편지 속에는, 나를 깜짝 놀라게 하는 정지용 시인님의 시집한권이 들어 있었다.
한쪽 손바닥보다 조금 큰 소책자로, 색이 바란 것으로 보아 오래된 책이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지금으로부터 74년 전인 1934년 10월에 초판이 인쇄되어

1946년 5월에 재판으로 인쇄된 정가 금 35원이 표기된 ‘정지용 시집‘이었다.
한지처럼 얇은 종이에 너무 오래된 책이라 조심스럽게 첫 장을 넘기니

바다1,2부터 시작하여 조약돌, 피리, 엽서에 쓴 글, 겨울, 달, 내 맘에 맞는 이, 산 넘어 저쪽 등

89편의 글이 담겨있는 귀중한 책이었다.


이렇게 역사적인 가치가 있는 시집을 내게 보내 주시니 무한한 고마움과 함께 무거운 책임을 느끼게 했다.
최 선생님이 보시기에, 이 책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다하여 보내주신 것인데,

옛 선인 분들의 문학을 오늘에 되살려, 보다 더 풍요롭고 사랑받는 현대문학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짐을 지워주신 것으로 생각되니, 나를 믿고 있는 최 선생님의 사랑에 보답하는 시인이 되어야 한다는 다짐을 하게 했다.


최 선생님께서는 내게 사적으로 보내주신 편지이지만,

지치거나 아픔을 겪는 일이 있을 때, 언제든지 다시 보기위해 여기에 올린다.


김원식 시인님께
등단하셨다는 소식 듣고 기쁜 마음 이루 말 할 수 없습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제가 알기로는 우리나라 시인으로 제1석을 차지하는 분이 정지용이라 알고 있습니다.
그 분이 또 생전에 서정주를 보고 자기 뒤를 이을 사람이라고 했답니다.


요즘 그동안 모은 시집을 읽고 있습니다.
그런데 참 아쉬운 점은 - 저의 짧은 소견으로는 -

시집 한권에서 제 마음에 드는 하나의 시를 골라내기 참 어려운 시집이 많습니다.
최명희의 혼불, 박경리의 토지와 같은 작품이 시에서도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서 봄부터 소쩍새가 비통하게 울어야 했던 것처럼,
모름지기 시인도 그래야만 할 것 같습니다.
정지용-서정주 그리고 그다음 자리에는 김원식이라는 시인의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 번 등단하심을 축하드립니다.

 

최희응 드림.
* 이 시집은 정지용 시집으로 제가 참 소중하게 여기는 책입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