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접해보는 전자투표에 냉정한 선택
2009년 6월 2일은
주천면과 수주면에 거주하는 조합원의 이천여명의 대표자를 선출하는 날 입니다.
웬 식칼장사?
농협 투표장으로 가니 앞마당 길목에는 식칼장사들이 진을 치고 있었습니다. 날이 시퍼런 식칼과 조선낫을 들고 나무를 찍어 베고 있었습니다.
이번 선거와 관련해서 사연도 많고 말도 많고 편하지 않은 마음들도 많은데, 투표장 앞마당에서 식칼을 갈고 나무토막을 붙잡고 과감하게 베어버리는 날카로움으로 다가왔습니다.
서슬 퍼런 저 식칼처럼 냉정한 투표
여덟 분 모두가 조합을 위해 사심 없이 일하시겠다는 다짐들을 하고 계시기에,
어느 분을 선택해야 할지 적지 않은 고민과 망설임 속에 들어서는 투표장입니다.
그래도 한분만 선택을 해야 하니 일곱 분에게는 점점 실망의 시간이 다가오는, 참 냉정한 투표입니다.
처음 접해보는 전자투표
다행히도 영월군선관위가 모의 투표기 1대를 비치하여 미리 연습을 할 수 있도록 배려가 있었습니다.
전례에 없었던, 수십 년 동안 습관화 되어 있던 투표방법에 변화가 되었으니
많은 분들이 모의투표를 해 보면서 신기해하고 간단한 방법에 놀라워합니다.
오후 5시가 되면 어느 분이 선택되었는지를 알게 됩니다.
전자투표라 실시간 집계가 되고,
유권자 대비 투표자 인원 통계가 나오고 어느 분의 선택이 가장 많았는지를
사람이 아닌 기계가 답을 해주게 됩니다.
어느 분이 되든 조합원이 선택한 분으로,
유인물을 통하여 밝힌 소신과 다짐, 그리고 밑그림을 그려가며 이행하는,
조합의 대표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선택되는 그 순간,
선택의 가치를 실망하게 하고 존재적 가치를 되묻게 할 정도로 달라지는 모습 없이,
공익에 한 몸 바쳐 일하는 대표자분이 되시기를 바라는 마음은 어느 분이든 다 같을 것입니다.
배려가 부족한 투표장
유권자 누구이든 편안한 투표가 되게 함은 주최`주관측의 기본적인 의무입니다.
하지만 적절치 못한 투표장소의 선택이었다고 판단합니다.
지역의 특성과 유권자 연령대를 배려하여 1층에 마련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한 구비 돌고 두 구비 돌아서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야하는 2층에 마련되어
연로하신 어른들과 몸이 불편한 분들에게는 커다란 어려움을 안겨주었습니다.
한계단 오르고 크게 숨 한번 쉬고, 압박을 가해오는 다리의 통증에 고벵이를 쥐고,
주어진 권리를 행사하기 위한 애쓰심은 참으로 애처로울 정도였습니다.
임기를 마치고 떠나는 날에는
수많은 분들이 스스로 찾아와 조합의 건물 앞에 도열하여
큰 박수로 작별하는 모습을 그려봅니다.
거리에서 만났을 때 "고생하셨습니다", "고마웠습니다!" 라는
감사의 인사와 존경의 마음을 스스럼없이 표현하는 아름다운 모습들이
넘쳐났으면 좋겠습니다.
김원식 기자(dw-carpos@invil.org) 강원 영월 술빛고을
작성일 : 2009.06.02 12: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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