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미영 시인의 글, 이방에서의 시 쓰기
김귀례 시인의 낭송 ‘시와 음악이 있는 산책’ 음반 중에서 낭송을 들으며 2008.7.18.20시 30분 기록함
우리의 삶의 현장이 갈수록 가벼워지고 문학이 도태되어 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시를 사랑하고 쓰고자 하며 시인을 갈망하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그럴 때마다 시란 무엇인가 시인이란 도대체 무엇 하는 사람인가? 다시 한 번 자문해보게 됩니다.
결국 시란 그 시인의 마음에 거울에 비친 세계를 표현한 노래라고 요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시를 쓸 때나 읽을 때 우리가 정말 중요하게 집어야 할 것들은 그 시가 어떤 스타일로 쓰여 있나 어떤 유형의 옷을 입고 있는가. 세련되었는가. 진부한가에 초점을 둘 것이 아니라 그 시 속에 들어있는 시의 혼이 무엇인가 무엇을 고뇌했으며 무엇을 담고 있는가를 보면서 그 시의 가치를 평가해야 한다고 봅니다.
시는 끊임없이 자신의 눈을 차원 높은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철학적 명상과 지적사고, 그리고 치열하게 사물과 세계를 드려다 보려는 노력과 훈련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생명력 없는 1회성의 시인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을 것 입니다.
시인의 감수성은 타고 나는 것이기도 하지만 후천적인 노력으로 개발시킬 수도 있다고 봅니다.
어떤 사물이나 어떤 현상을 볼 때 그것을 고정관념에 잣대로 보지 말고 그 이면의 의미를 바라보려는 훈련을 통해 그 감수성은 개발된다고 믿습니다.
무엇보다 시를 쓰기위해서는 시를 쓰고자 하는 의욕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우리 마음속에 먼저 생기게 해야 하는데 제가 즐겨 쓰는 방법은 음악과 독서입니다.
저는 시와 제가 다소 멀어졌다 느껴질 때 고요한 시간을 갖고자 노력하죠.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영감을 주는 음악을 듣습니다.
이렇게 묵상을 통해서 얻게 되는 시들은 그러나 그 순간에 태어나는 것들은 아닙니다. 오랫동안 제 가슴속에 아프게 자리 잡아 발아하기 시작한 생각의 씨앗들이 꽃망울 터지듯 한순간 소름 돋는 노래로 제게로 오는 것이고 그것을 저는 받아서 적을 뿐입니다.
시어의 궁핍함을 느낄 때도 저는 읽고 또 읽습니다. 사전을 찾기도 하고 좋아하는 작가의 소설 한권을 다 베껴 써 보기도 했습니다.
좋은 문학을 하고 싶다면 그가 누구이든지 읽어야만 합니다.
작가가 쓰지 못하는 것은 흉이 아니지만 읽지 않는 것은 부끄러운 일입니다.
예술가가 자신의 자존심을 지켜가려면 그만큼 피나는 문학적 훈련과 노력과 연륜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하루아침에 붓을 들고 추상화를 그릴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또한 시의 표현효과를 극대화 하기위해 적절한 시어의 선택과 개발은 시인으로서 평생 해야 할 숙제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시는 언어 선택이 극히 엄격한 장르이기 때문에 우리는 늘 독서를 통해서 또는 국어사전 속에서 감추어져 있는 언어들을 사냥해야 합니다.
모든 예술가는 스스로가 자기 자신을 믿고 인정할 수 있을 때 자유롭습니다. 어떤 평이나 명예나 비난 앞에서도 당당할 수 있을 때 진정 스스로를 프로라고 할 수 있을 것 입니다. 많은 독자를 속일 수는 있어도 자신을 속일 수는 없기 때문 입니다.
'마음에 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법자로 보는 행정문서 한통 (0) | 2008.12.16 |
---|---|
흔들리며 피는 꽃-도종환 지음-낭송 김귀례 시인 (0) | 2008.07.20 |
마실과 이웃 (0) | 2008.06.21 |
공무원에게 요구되는 전문가 정신 (0) | 2008.01.04 |
그리움은 끝이 없어도 -서곡(黍谷) 김현호 님의 詩 (0) | 2007.09.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