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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 나는 봉사 NO! ‘사랑은 주는 것’ 영월착한사람들의 모임-영월신문

心 鄕 2009. 2. 21. 18:26

영월신문 2009.02.20일자

http://www.yeongwol-news.com/ywsm/bbs.php?table=news05&query=view&uid=150&p=1

 

폼 나는 봉사 NO!
 
‘사랑은 주는 것’ 7년 동안 몸소 실천, 영월착한사람들의 모임

 
 

 <사진> 착한사람들의모임(회장 유경희)은 지난 2월 15일 덕포 7~10리 노인들을 대상으로 덕포 8리 마을회관에서 경로잔치를 마련하고 이웃사랑을 실천했다. 

  
  2002년 12월, 손님들이 썰물처럼 밀려나간 가게에 덩그러니 남은 유양희·경희 자매. 손님이 늘면서 매상도 올랐지만 하루하루 바쁘게 이어지는 일상 속에서 좀처럼 삶의 여유를 찾지 못하던 그녀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봉사활동을 해 보자고 제안했다.
  말이 나오기 무섭게 돌아오는 주말을 이용해 목욕봉사에 나선 자매. 손에는 간식을 들고 마음에는 신바람 가득한 사랑을 싣고 첫 봉사지인 실로요양병원으로 출발했다. 나무에도 지붕에도 하얗게 눈이 덮여 있던 겨울 어느날, 착사모의 출발은 그렇게 시작됐다.
  
바퀴벌레마저 도망간 사랑의 봉사
  
  현재 일반회원과 특별회원 22명으로 구성된 영월착한사람들의모임(회장 유경희)은 지역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이름이 알려진 봉사단체다. 이듬해인 2003년부터 그녀들의 당차고도 아름다운 선행을 듣고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한 회원들은 더 소외되고 어려운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독거노인들과 소년소녀가장, 장애인 가정에 도배·장판 교체봉사를 하기로 결심한다.
  
  지금까지 43가구에 도배·장판 교체해 준 착사모는 2004년 봄 장애를 앓고 있는 우병이네 집 봉사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 예쁘고 화사한 도배지와 깨끗한 장판으로 바뀌어진 자기 방을 보고 너무도 환하게 웃던 아이. 5년이 지난 지금도 그 웃음 때문에 착사모 회원들은 힘을 얻는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대부분 그렇듯 착사모가 도배·장판을 해주는 집들도 대부분 낡고 오래돼 봉사를 하는데 나름대로 어려움이 많았다는 회원들. 한 번은 오래된 흙집을 도배하다가 벽 한 켠이 순식간에 내려앉으며 구멍이 생겨 급하게 집수리를 하고서야 도배를 할 수 있었다.
  
  또 어떤 집은 주방 씽크대 문을 열자 수십마리의 바퀴벌레가 튀어 나와 한 시간여 동안 바퀴벌레 퇴치작전을 벌이느라 혼쭐이 났으며 한 겨울에 도배를 한다고 겁도 없이 덤볐다가 쑤어 놓은 풀이 얼어서 애를 먹기도 했다.
  
  특히 화마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가정을 찾아 도배·장판을 교체했을 때 그들이 희망을 얻은 것처럼 기뻐하던 모습에 오히려 덩달아 봉사의 소망을 더욱 다지고 돌아왔다는 회원들.  
  
  유경희 회장은 “지금은 하루에 집 두 채는 거뜬히 도배 할 수 있지만 처음 봉사를 시작할 때는 다들 초보 실력이라 33㎡도 안되는 집을 아침 8시부터 저녁 6시까지 한 적도 있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어르신들의 기쁨조가 되어드리겠습니다!

  도배·장판 교체 봉사 외에도 지역에서 일어나는 각종 행사를 찾아다니며 봉사의 손길을 보내는 착사모는 지역의 대표축제인 단종제는 물론 동강축제, 장애인 행사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5년 청령포 방절리 경로당을 시작으로 매년 1~2월이면 관내 마을회관과 경로당을 돌며 100명이 넘는 어르신들을 모시고 경로잔치를 마련, 기쁨과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경로잔치가 있는 날이면 회원들은 고운 한복을 차려입고 어르신들을 섬기는 것은 물론 독특한 의상과 화장으로 어르신들 앞에서 노래와 무용 등을 선보이며 한껏 재롱을 피운다. 최근에는 덕포8리 마을회관에서 경로잔치를 열어 120여명의 어르신들에게 푸짐한 식사를 대접하고 색소폰 초청연주를 마련하는 등 흥겨운 시간을 갖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하루 꼬박 봉사활동을 마치고 나면 몸은 녹초가 되기 마련. 그런 이유에서인지 선뜻 착사모 회원으로 가입하겠다는 사람들은 적다. 
  
 유 회장은 “몸으로 봉사하는 단체다 보니 회원들이 많이 늘지 않는 편”이라며 “활동이 고되긴 하지만 그만큼 보람도 크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는 회원들이 많이 늘어서 봉사활동 갈 때 인원 때문에 고민하지 않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착사모’ 이름이 부끄럽지 않은 봉사단체 다짐

  착사모 가입 기준은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면 누구나 회원 가입이 가능하다. 매월 1만원의 회비로 운영되는 열악한 환경이지만 2003년부터 한 달 도 빠트리지 않고 봉사를 실천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 뒤에서 묵묵히 지원의 손길을 보내주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도배·장판 봉사의 경우 처음 시작할 때부터 도배지와 장판, 풀 등 모든 물품을 지원해 준 엄오섭(극동지업사)씨가 있었기에 가능했고 또 멀리 타지에 거주하면서도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는 순수한 마음하나로 꾸준히 스폰서 역할을 자처했던 분들도 있다.
  
  이런 도움과 활동으로 착사모는 2005~2008년 자원봉사릴레이 참가상을 비롯 지난해에는 자원봉사 집수리 부문에서 강원도지사상을 수상했다.
  
  유 회장은 “착한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게, 처음 가졌던 그 신바람 나는 사랑의 마음 그대로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다”며 “지금처럼 언제나 서로 아껴주고 가족같이 행복한 모습으로 봉사하는 것이 우리 회원들 모두의 소망”이라고 말했다.(회원가입문의: 유경희 010-3192-6360) 

<착한사람들의 모임 회원명단>
고문 김정길, 회장 유경희, 부회장 이효정, 총무 소영애, 회원 고경순, 고승윤, 고주홍, 김상복, 김성래, 김승한, 김용구, 김원식, 변효진, 엄도열, 유양희, 최경규, 최정열, 특별회원 강윤정, 김재구, 엄오섭, 조지연, 홍성래

 

* 이웃기행은 우리 주위에 있는 이웃을 찾아가 삶의 자취와 흔적을 더듬어봄으로써 살아 온 삶의 방식에 대해 알아보고 고유한 인간의 개성적인 가치에 접근하고자 마련된 지면입니다. 우리 이웃의 아름다운 이야기나 삶의 모습을 담고자 하시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정애정 기자/bluemay18@naver.com
2009.02.20 14:09 입력 / 2009.02.20 18:10 수정 / 조회 1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