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체험의 장으로 영월군의 대표문화축제, 4월24일부터 3일간 개최
꽃그늘 사이로 봄바람이 일렁이는 4월의 마지막 주인 24일부터 3일간, 단종의 고혼과 충신의 넋을 기리는 제43회 단종문화제가 장릉과 영월읍 동강둔치에서 거행될 예정인 가운데, 역사의 짙은 향기를 체감하는 장으로 마련되어 많은 관람과 체험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조선시대의 역사를 오늘날에 재구성한 국왕의 제향과 장례를 비롯하여, 영월로의 귀양 이후 552년동안 영영이별 영이별이 되어버린 단종과 정순왕후와의 가고 싶고 보고 싶은 그리움이 현대에서 이뤄지게 되어, 서강물이 굽이도는 청령포의 만남도 있게 된다.
천혜의 비경과 함께 구석구석 단종의 애환이 서려있는 영월
영월을 ‘충절의 고장’이라고 한다. 이는 매년 4월이면 조선왕조 500년 역사의 가장 슬픈 삶을 살다간 단종(1441~1457)을 기리는 전통역사문화축제인 단종문화제가 개최되기 때문이다. 올해의 단종문화제는 2009년 4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장릉과 관풍헌, 청령포, 동강둔치 등 단종의 애절한 사연이 스며있는 장소에서 펼쳐진다.
애환과 충절, 영험이 있는 장릉
단종은 조선 6대 임금으로서 12살 어린나이에 왕위에 올랐으나, 3년 만에 숙부인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내어주고 영월의 청령포로 유배를 가게 된다. 그 후 2년 뒤인 1457년에 단종은 사약을 받게 되는데, 단종의 시신은 동강에 버려지고, 시신을 수습하는 자는 삼족을 멸한다는 세조(世祖)의 어명이 내려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월호장 엄흥도가 시신을 수습하여 선산에 묻고 몸을 숨겼다. 이후 중종 11년(1516년)에 묘를 찾아 그 자리에 봉분(封墳)을 갖추었고, 그 뒤 숙종 24년(1698년)에 복위되어 단종(端宗)으로 묘호를 붙이고 능호도 노릉에서 장릉으로 추복되었다.
장릉은 단종의 시신을 묻었던 야산의 그 자리에 봉분을 갖춘 관계로 완만한 경사면에 모셔진 다른 왕릉에 비해 높은 지대에 위치해 있으며, 한양 백리 이내에 조성을 원칙으로 하는 조선 왕릉의 법칙에서 벗어나 지방에 모셔진 유일한 왕릉이다.
일반 왕릉과는 달리 단종을 위해 목숨을 바친 충신위 32인, 조사위 186인, 환관군노위 44인, 여인위 6인 등 268인의 위패를 모시기 위해 정조 15년(1791년)에 건립한 장판옥(藏版屋)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장릉 경내의 영천(靈泉)은 사육신 박팽년의 후손인 영월부사 박기정이 수축한 우물로 예전 한식날 장릉에 제사를 올릴 때면 물이 넘치도록 많이 솟아올랐다는 신령스런 샘으로, 단종의 한이 맺혔기 때문이라고 구전되기도 한다.
정성껏 준비한 제43회 단종 문화제
제43회 단종문화제의 세부 일정은 다음과 같다.
전야행사로 2009년 4월 23일 오후3시, 7시에 두 차례로 나눠 문화예술회관에서 연극 ‘경숙이, 경숙아버지’가 공연된다. 한국전쟁 무렵을 배경으로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내용으로 힘들었던 시절 우리네 세상사는 운치를 이야기한다.
4월 24일 첫째날은 민속경연대회, 정순왕후선발대회, 국립국악원 초청공연, 중요무형문화재 제3호인 남사당놀이 등 다채로운 전통문화 행사들이 오전부터 동강둔치와 문화예술회관 등지에서 펼쳐지며 제43회 단종문화제의 서막을 연다. 그리고 저녁에는 동강둔치에서 개막식과 KBS 콘서트, 불꽃놀이로 영월의 하늘을 화려하게 장식한다.
4월 25일 둘째날은 ‘너랑 나랑 쏘아올린 단종사랑, 그리고 희망이야기’라는 주제의 가장행렬로 행사의 시작을 알린다. 단종문화제의 역사와 함께해 온 가장행렬은 영월군민들이 손꼽는 가장 인상적인 행사로 2001년 이후 중단되었던 행사를 올해 8년만에 부활시켜 그 행사의 의미가 남다르다고 한다. 특히 이번 부활을 기념하여 1,000여명의 학생들이 특별한 상상으로 만들어낸 다양한 퍼포먼스는 관광객들에게 이색적인 볼거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행렬 도착이 장릉에서 11시에 개최되는 단종 제향 전에 장릉에 도착해야 함에 따라 이른 시간인 오전 9시에 덕포삼거리에서 출발한다. 함께 참여하는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아침 일찍 서둘러야 할 것 같다. 가장 행렬의 행렬 구간은 덕포삼거리 - 동강대교(임시개통) - 미락 - 관풍헌 - 농협사거리 - 문화예술회관 - 영월읍사무소 - 장릉까지 행진한다.
4월 25일 오전 11시 정자각에서 단종 제향 거행
단종 제향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왕릉에 제향을 올리는 의식으로 단연 볼거리가 있는 의식이다.
종묘제례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제례악과 육일무가 공연으로 선보임으로써 격조 높은 왕실문화를 감상 할 수 있다.
동강둔치에서는 유치원생(어린이집)재능발표회, 김대균의 줄타기,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국악관현악 공연, 영월청소년합창단과 부산진구어린이합창단 합창공연, MBC콘서트 등 다양한 행사가 이어진다.
더불어 단종이 사약을 받고 승하하신 관풍헌에서는 견전의(遣奠儀)가 철저한 고증을 토대로 현재의 공간에 맞게 재구성하여 재현된다.
둘째날의 행사 중에는 단종문화제에서만 볼 수 있는 행사로 단종제향, 가장행렬, 견전의는 반드시 봐야할 필수 관람코스로 손꼽는다.
4월 26일은
2000명의 군민과 체험참가 관광객`자원봉사자가 함께하는 국내 유일의 조선시대 국장(國葬)재현으로 시작된다.
오전 10시부터 시작하며 전날 진행되는 가장행렬과 행렬 구간이 동일하다.
작년과 비교하여 올해 국장재현은 행렬 구간이 더욱더 길어지고 행렬 참가인원이 훨씬 많다.
2,000여 명이 조선시대 전통복식과 의장을 갖추고 발인 반차하는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조선시대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생생한 현장감과 장엄함을 느끼게 한다.
460m의 동강대교를 건너는 국장행렬은 빼어난 주변 풍경과 함께 어우러져 멋진 분위기를 연출할 국장행렬은 창절사에 잠시 들려 고증에 따른 의례 절차로 노제를 지낸 후 장릉에 도착하여 영면하기를 기원하는 천전의가 재현된다.
단종 유배지인 청령포에서는,
서울특별시 종로구청이 주최하는 단종`정순왕후의 만남 행사가 열리는데 두 영혼의 만남인 천상해후와 진혼무가 펼쳐진다.
동강둔치에서는
어르신건강체조경연대회, 영주시 순흥 초군청 농악놀이, 능말도깨비놀이 창작마등극, 칡줄다리기 등이 열리고
폐막행사로 단종대왕 소원등 돌이, 행운권 추첨, 폐막 불꽃놀이로 3일간의 단종문화제 막을 내린다.
단종을 기리는 능말 도깨비놀이
오래된 영월의 전통 놀이로써 재미난 사연이 깃들어 있다.
“옛날 장릉 근처 마을에 살던 한 노인이 꿈속에서 땔감을 하러 산에 올랐다가 도끼로 소나무를 찍었는데 갑자기 도깨비들이 나타나 귀하신 어른이 잠든 곳의 나무를 건드리면 용서치 않겠다고 호통을 치자 달아나다 뒤를 돌아보니 도깨비들이 방망이를 들고 상대방의 혹 떼기 놀이를 하는 것을 보고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지금도 장릉 마을 사람들은 농한기가 되면 도깨비 탈을 만들어 쓰고 도깨비 혹 떼기 놀이를 즐기면서 장릉을 수호하는 도깨비들의 노고를 기리고 있다.
칡줄다리기는 단종이 복위되던 숙종 때부터 시작되었다.
길이 35m, 무게 6톤에 달하는 칡줄을 가지고 200여 명의 장정들이 동`서로 나뉘어 벌이는 칡줄다리기는 큰 볼거리를 제공한다. 칡줄다리기는 원래 정월대보름을 전후해 영월사람들이 영월에서 태백산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단종 당집에 고사를 지낸 후 칡줄을 동강변에 가지고 나와 동강을 사이에 두고 동·서로 나눠 힘을 겨뤘다는 유래를 갖고 있다.
또한, 부녀자들이 아들을 낳는다는 비방으로 쓰기위해 칡줄의 수줄을 잘라 품에 감추고 가기도 한다.
단종의 애달픈 넋이 영험으로 이어지는 축제
올해 단종문화제에는 다양한 체험행사가 준비되어 있다.
그중 장릉참배 체험행사가 눈길을 끌고 있다. ‘장릉 참배하기’ 행사는 오래전부터 ‘가볍게 장릉에 참배만 하고 왔는데도 일이 잘 풀렸다’, ‘장릉 참배 후 관직에서 앞길이 활짝 열렸다’ ‘참배 후 아들을 얻었다’는 입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에 착안하여 운영된다.
단종문화제 기간 동안 장릉에서 참배를 원하면 전통적인 참배 복식을 갖추고 참배를 하는 체험을 할 수 있는데 참가비는 복식에 따라 1인 2만원과 1만원을 내야 하나 참가비는 영월사랑상품권으로 되돌려 주는 것으로 운영된다.
단종대왕께 소원을 비는 5,000개의 소원등을 동강둔치에 마련된 터널에 걸고 소원을 비는 행사가 운영된다.
전세계에 불어 닥친 경기 한파를 이겨내 달라고 단종대왕께 소원 한번 빌어 봄이 어떨까?
그 외에 다양한 등 조형물을 확충하여 동강에 유등을 띄워 분위기를 북돋울 예정이며 행사장 곳곳에 포토 존을 마련하여 즉석에서 사진을 찍어주는 체험도 마련한다. 행사일정의 자세한 내용은 단종문화제 홈페이지 http://www.ywfestival.com/danjong에서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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