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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단종문화제 일반백일장 입상자 발표

心 鄕 2009. 5. 2. 09:26

 


시상식은 5월6일 오후 5시 문화예술회관에서

 

제43회 단종문화제 일반부 백일장 입상자가 발표되었다.

영월 동강문학회는 4월27일과 5월1일 영월군청 홈페이지를 통한 입상자와 심사평 발표에서, “시`산문 부문 통합 장원상에 이다희(경북 영주시 휴천2동)씨가 선정되었다“고 밝혔다.

 

심사위원장인 서지월 대구 시인학교 지도시인은 “단종의 비애가 동행으로 설득력을 더 하였으며, 역사의식을 가미해 더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면서 “저 굽이도는 청령포의 강물이 변함없이 회한을 안고 흐르듯이 장릉의 소나무가 눈비바람 이겨내며 늘 푸르듯이 변함없는 정진을 바란다”고 심사평에서 밝혔다.

수필부문 심사위원인 신혜영 수필가(석정여고 교사)는 “부담 없이 읽으면서도 큰 감동을 주어 문학적 표현력이 돋보이는 작품들 이었다”면서 “좋은 작품으로 수필문학에 참신한 깃발이 되리라 기대한다”고 밝혔으며,

동강문학회 서철수 고문(현 영월석정여자중학교 교감)과 정문원 회장은 “고장의 가치는 문학작품에 담겨질 때 국민의 고향 영월이 되어 작가와 동반성장하는 계기가 된다”면서 “그 어느 해 보다도 큰 성과를 거둔 백일장이었다”고 밝혔다.

 

시상식은 5월6일 오후5시 영월문화원 2층 문화사랑방에서 있을 예정이며,

동행(同行)을 공동주제로 입상자 명단과 장원작품, 그리고 심사평은 다음과 같다

시 부문 ▲장원 : 이다희 경북 영주시 휴천2동 ▲차상 : 백종영 강원도 원주시 명륜1동

            ▲차하 : 송명순 경북 봉화군 봉화읍 내성4리 ▲장려 : 한성기 경북 울산시 중구 학성동

산    문 ▲장원 : 해당작품 없음 ▲차상 : 고화숙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하송리

           ▲차하 : 전미경 경북 영주시 휴천1동 ▲장려 : 김수정 경북 울산시 남구 신정3동

 

동 행(同行)

               이 다 희

 

오늘 이 외로운 길

당신과 함께 걷고 싶습니다.

 

장릉, 말티고개 넘으며

오백여년 쌓인

한 많은 당신.

 

굽이굽이 구성진 청령포 물소리

물먹은 별 떨군 눈물소리 가득한

당신을 두고 돌아서 한참을

소리 죽여 울었던 아련한 뒷모습

 

먼 들길 동강바람에 당신 잠시 맡겨 두고

싸늘한 바람 시린 등짝 뒤로

더듬거리는 왕방연의 발자국 소리가 들립니다.

 

오늘 이 외로운 길

솔향기 가득한 노송이 되어

당신과 함께 동행하렵니다.

 

◆2009' 제43회 단종문화제 전국 일반백일장 심사평◆

 

서지월 심사위원장, '단종의 비애를 모티브로 쓴 공통된 작품들'

<동행(同行)>이라는 제목 하에 쓴 시편들이 대부분 단종의 비애를 모티브로 썼다는 것에 설득력을 더했음을 먼저 밝힌다. 문학작품이 꼭 역사의식을 동반해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역사의식을 가미해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오면 금상첨화인 것이다.

 

 장원으로 뽑은 이다희씨의 작품이 가장 뛰어난 수작으로 여겨졌다. 단아하면서도 깔끔한 여운을 남기는 필치가 돋보였다. 특히 단종 사후 5백여년이 지난 오늘날에 와서 그 당시 단종의 비운의 한을 장릉과 말티고개, 청령포 등의 역사현장을 둘러보며 그 회한에 대한 담담한 이미지 구사가 돋보였으며, 현재 시점에서 자신을 부각시키며 역사적인 과거시점의 회한을 더욱 고조시키는 수법이 그것이었다. 첫 연의「오늘 이 외로운 길 / 당신과 함께 걷고 싶습니다.」와 마지막 연의 「솔향기 가득한 노송이 되어 /당신과 함께 동행하렵니다.」등의 의지적인 표현이 설득력을 더해줌은 두 말 할 나위없다. 또한, 「당신을 뒤로 두고 돌아서 한참을/ 소리 죽여 울었던 아련한 뒷모습」이 제시하는 것은 단종 사후 5백여년의 세월을 의미하는데 자연스런 표현이 전혀 상투적이지 않으며 과거시제와 현재시제의 비유 또한 돋보인다.

 

 차상으로 뽑은 백종영씨의 작품은 자신을 정순왕후에 비유해 썼다는데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동행의 의미로 자신을 1인칭인 정순왕후로 비운의 단종을 2인칭으로 설정해 함께 할 수 없는 운명을 어긋난 동행의 의미로 부여한 점이 장점으로 읽혔다. 무난한 표현을 쓰고 있으면서도 단종과 갈라설 수밖에 없었던 모진 운명을 스스로 질책하는 수법 또한 좋았다.「바람소리 차디찬 댓돌 위에/ 가지런히 기다리는 당신」에서 정순왕후의 한이 잘 드러나 있으며, 「못난 나를 위해 태어난 당신 / 이 세상 함께할 우리는 / 진정 / 필연이었습니다.」가 아려오는 대목이다.

 

 차하로 뽑은 송명순씨의 작품은 단종의 유배지인 청령포의 망향탑을 둘러보며 그 회한의 정을 서정적 분위기로 무난하게 표현하고 있으며, 장려로 뽑힌 한성기씨의 작품 역시 장릉 등의 역사적인 회한의 현장을 회고하는 형식을 띠고 있는 무난한 작품으로 읽혔다. 차하와 장려로 뽑힌 작품에서 다소 의미처리가 되지 않은 문투가 여러 군데에서 발견되었다.  표현이 되어야 하지 표방되어서는 안 되리라 보기 때문이다.

 

 한 편의 시가 되기 위해서는 어디에 그리고 무엇에 관점을 두느냐가 중요하며, 역사의식을 가미하는 수법을 택했을 지라도 회한 자체에 그쳐서는 안 되리라 본다. 이런 관점에서 장원작품은 위에서 말한 역사의식을 적절한 비유로 잘 승화시켰으며, 차상 작품은 보기 드물게 정순왕후의 입장에서 읊었다는 게 높이 살만 했던 것임을 첨언해 둔다.

 

백일장이란 성격상 기초적인 글쓰기의 테스트일 것이다. 이를 반석으로 하여 더욱 더 정진하여 좋은 시인으로 얼굴을 내밀기 바란다. 백일장에서 그치는 독자들이 많은데 이만한 능력들이라면 거듭거듭 훈련을 쌓으면 되리라 믿는다. 즉 피눈물 나는 훈련을 쌓아야 주저앉지 않게 되며 당당한 시인으로 나아가려면 시력연마가 최선일 것이다.  오늘 좋은 시를 쓰고 내일 좋은 시 쓰지 못하면 아무것도 아니니 명심해서 저 굽이도는 청령포의 강물이 변함없이 회한을 안고 흐르듯이 장릉의 소나무가 눈비바람 이겨내며 늘 푸르듯이 변함없는 정진을 바란다.<심사위원장  서지월시인>

 

* 수필 심사평(신혜영 석정여고 교사. 수필가)

수필은 자신의 체험을 형상화 시켜 진술하는 문학이다. 그러나 일상생활을 단순히 나열해 놓는다면 그것은 수필이라기보다 일기 또는 기록물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수필을 쓰는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에 대한 주제의식과 어떻게 표현했는가에 대한 문학적 구조, 그리고 남다른 깊은 통찰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부담 없이 읽으면서도 큰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수필이다.

영월 고화숙씨의 <동행>은 시어머니의 삶을 중심으로 한 가족의 생활체험으로 우리의 삶을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바람에 부러지고, 또 바람에 멀리 날아가 버린 느티나무 작은 가지에 비유해 작품의 문을 열었다는 점이 매우 돋보였다.

다른 사람에 의해 우리의 삶도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평생 작은댁을 두고 젊은 시절을 보낸 남편으로 인해 모질고 험한 삶을 살았지만 그 모든 것마저도 인생의 동행으로 승화시킨 시어머니의 삶을 무리 없이 잘 묘사되어 차상을 선정하였다.

경북 영주에서 오신 전미경씨의 <동행>은 역시 생활체험으로 부부간에 슬프고 어렵고 섭섭했던 시기를 지나면서 아내로서 남편에게 의지하려고만 했지 남편이 기댈 어깨를 내어 준적이 없음을 깨닫고 부부로서 조화를 이루며 남은 삶을 살아가겠다는 내용이 진솔하고 담겨져 있고 역시 진행과정이 무리 없이 잘 묘사되어 차하로 선정하였다.

장려로 선정된 경북 울산에서 오신 김수정씨의 <동행>은, 아침마다 약을 복용하는 내용으로부터 시작되는 생활 체험으로 지난날 아버지가 겪은 질병과의 싸움을 떠올리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질병을 고통으로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삶에 함께 가야할 동행으로 편안하게 받아들이므로 써 살아가면서 예기치 못한 어려움이 닥쳐도 생각에 따라 삶이 달라질 수 있다는 매우 독특한 묘사로서, 특히 문학적 표현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3작품 모두 앞으로 수필의 본령에 대한 이해를 한 단계씩 깨쳐 간다면 좋은 작품으로 수필문학에 참신한 깃발이 되리라 기대한다.<수필 심사위원  신혜영 수필가>
  
김원식 기자(dw-carpos@invil.org) 강원 영월 술빛고을
  작성일 : 2009.05.01 14:4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