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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가지에 담은 사랑, 영월 단종설화의 현실화

心 鄕 2009. 5. 22. 12:00

 


바가지에 담아 서강에 띄운 음식, 문학의 소제로 서정적 감동을 줘 
 

주천강 흘러내려 한반도지형 지나, 서강에 푸른 물 휘돌아 흐르는 청령 포에는, 단종임금에 대한 백성의 애틋한 정성을 담은 바가지사랑이 있었다 한다.

 

그 누구라도 접근을 허락하지 않았기에, 지혜로운 백성은 어두운 밤에 서강의 웃돌 목에서 바가지를 띄웠다. 어떤 날은 음식을, 또 어떤 날은 과일을 담아서 띄우니, 물줄기 굽이돌아 유배지에 다다르니 건너편에 기거하던 임금은 바가지음식으로 연명했다는 설화가 있다.

 

오늘날에는 지나간 552년 전 역사의 현장을 지키고 서 있는 관음송과 주변에 소나무가 울창하게 자리 잡고 있어, 찾는 이 가슴마다 뜨거운 감동을 안겨주는 명소가 되었다.

 

노 젓는 뱃사공의 노랫소리 없다마는, 배를 건너는 동안 깊고 푸른 물을 보노라면 누구이든 세월 잊은 과거 속으로 시 한수 떠올리는 문인이 되며, 조선시대 역사의 현장에서 마음을 가다듬고 옷깃을 여미게 하는 숙연함으로 깊은 감동을 주는 청령포이다.

 

그 옛날 임금에게 띄워 보냈던 서민의 바가지 사랑이 설화에 머물지 않고, 현실로 실천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그 방법이 다름 아닌 바가지 사랑처럼 서강의 웃돌 목에서 물길 따라 흘러내려, 자연이 만들어 놓은 건너편 작은 만에 황포돛배가 다다르게 하는 방법이다.

 

만의 위치는 청령포 좌측 하류지역으로 매년 큰물이 나갈 때마다 뱃길이 만들어지고 있으니 인위적인 시설을 할 필요가 없는 곳이기도 하다.

 

충분한 검토와 수리학적인 실험을 거쳐 청령포가 조선시대 그 모습 그대로 바가지에 담긴 사랑을 따라서 건너는 여유로움 속에서 서정적인 문학의 소제로 감동을 줄 수 있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자연 속의 영월을 마음껏 체감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김원식 기자(dw-carpos@invil.org) 강원 영월 술빛고을 .작성일 : 2009.05.21 21: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