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창

중년의 가슴, 흔들리며 흔들리면서

心 鄕 2010. 6. 28. 19:30

안녕하세요!^^~ 김원식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주천은, 해수면으로부터 254m의 높이에,

위도 37도 16분 19초의 위도에 128도 16분 09초의 경도에 자리하여,

여름날의 장마와 가을날의 태풍 그리고 한겨울의 폭설도 조용히 머물다 가는 온화한 지역입니다.

그러면서도 오늘은, 구름사이로 따가운 햇살이 힘자랑을 합니다.

 

오겠다던 장맛비는 남쪽지방에서 뒷간에 들렸나요, 아니면 자신을 붙잡는 연인이라도 만났을까요? 

 ‘내가 곧 가리다’면서 작은 바람을 보내, 피어난 꽃들과 나무들에게 마중을 준비하라 합니다.  

 

오늘은, 중년의 가슴에서, 흔들리며 흔들리면서 흔들려야만 하는 이야기를 올리고자 합니다.

 

 

 

중년의 가슴, 흔들리며 흔들리면서

 

바다에서 배를 타면,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도 흔들리는 몸을 뱃바닥에 벌러덩~ 몸을 맡겨야 하는 뱃멀미가 시작됩니다.

목적지까지 시간은 너무도 많은데 몸은 괴롭고 바다는 넓어, 끌려가는 시간이 됩니다.

 

바다가 텃밭인 분들에게는 배를 타는 시간이 그렇게도 즐거울 수 없는 신바람 나는 일입니다.

흔들리면서 흔들리는 리듬을 따라 콧노래를 부르면서 자신과 한 몸이 됩니다.

 

불어오는 바람을 끌어안고 같이 흔들리는 나무도 있습니다.
미리 내려준 비를 잎과 줄기로 받아 뿌리로 보내고, 딱딱하게 굳어진 땅을 어루만져 줍니다.

머지않아 거세게 찾아올 바람과 비를 맞이할 준비를 하는 것이지요.


장맛비가 다가오면,

천천히 흔들리면서 부드러워진 땅에게 말을 합니다.

 ‘내가 지금 흔들려야 하거든, 너도 같이 흔들리면 더 단단하게 굳어지니까 우리 같이 흔들리자’  합니다.

 

찾아온 비와 바람에게 흔들리면서도 상처받지 않는 오래 묵은 나무의 지혜를 보면서도,

빨리 자라야한다며 키만 키우던 나무는, 미리 보낸 바람에게 흔들릴 여유도 없이 쓸어져 버립니다.

 

오늘의 이 글에서,

“흔들리며 흔들리면서” 에는, 도종환 시인의 작품 속에 담겨있는 언어입니다.

 

흔들리며 피는 꽃

                   도 종 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어때요?
뭔가는 가슴에 안겨주는 그 무엇인가 남아 있는 시가 아니던가요?

 

 

 

흔들리며 흔들리면서 라는 단어 속에는,

어쩌면 망설임과 정체성이 흔들리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중년의 가슴에서 흔들리며 흔들릴 수 있는 것은,
남겨진 여분에서 찾아낸 희망의 씨앗이,

낭만과 사랑으로 ‘인의 꽃’을 피워낼 여유로움이 아닐는지요.

 

마음껏 흔들릴 수 있는 바탕과 터전은,

넓게 준비된 뿌리가 있기 때문이 아닐는지요?

 

오늘은 여기까지, 거시기의 ‘단·무·지’ 같은 이야기이었습니다.

 

그리움은 남겨두는 신나고 즐거운 오늘 되세요!!!
                             2010-6-28 오후 3:42. 5:45. 7:30  김원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