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창

영월 주천, 작지만 따듯한 젊은이의 배려

心 鄕 2011. 1. 5. 15:57

아침에 눈이 조금 내렸습니다.

내린 눈은 밤사이 얼었던 바닥을 덮어버리니

늘 다니는 길이지만 미끄러운 얼음은 어디쯤일까 조심스럽게 디디면서

농협으로 향했습니다.

  

 

▲ 반질 반질 매끄럽게 얼어버린 길

 


새해 초가 되어 영월문협에 회비를 보내려 갔습니다. 매월1만원인데 요,

어쩌다 잊어버리면 월 회의에 참석할 때 조금은 뭔가 잘못한 것 같아

총무 일을 담당하는 분을 마주보기 뭐하여 아예 1년 치를 한꺼번에 보냈습니다.

그러면 더 어깨를 펼 수 있고 당당하게 회의에 참석할 수 있고

1년 중 걱정거리 한 가지는 잊을 수 있어 기분이 좋아집니다.

 

돌아오는 길에서 저만치 눈에 띈 젊은이를 보았습니다.

빵모자에 마스크를 하고 매끄러운 인도를 자루가 긴 빗자루로 쓸고 있었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 자신의 길을 열심히 쓸어낸다는 것,

자신의 터전을 깨끗하게 쓸어낸다는 것,

자신의 주변을 철저하게 쓸어낸다는 것,

그런 느낌에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한 동네에 살면서 어쩌다 지나치거나

아니면 지켜보고 있는 젊은이 일지도 모릅니다.

 

'오우~고맙구먼! 눈을 쓸고 있네? 고마워!'

옆을 지나면서 내가 먼저 인사를 했습니다.


젊은이가 어쩔 줄을 모르더군요.

느낌은, 자신이 먼저 인사를 했어야 하는데 못해서 미안한 마음 같은 거,

왜 그런 느낌 있죠?

그러한 몸짓으로 엉겁결에 응답하는

'아, 예, 안녕하세요!' 라면서 엉거주춤한 몸짓이었습니다.

 

 

▲ 젊은이의 정성으로 참 편안한 길

 

 

그래도 젊은이가 참 좋았습니다. 기특하기도 하고요.

조금 더 의미를 부여하자면

내가 살고 있는 터전을 내 스스로가 가꾸고 지켜가려는 노력을 보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누군가는 깨끗하게 청소해 주겠지,

지나는 이가 미끄러져 자빠지든 나와는 관계없는 계절의 심술로 여기겠지만

자신하나 움직여 내 집 앞을 지나는 모두가 편안할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하는 듯한 의미로 받아드리고 싶습니다.

 

새해에 받은 상쾌한 느낌!

참 좋은 올 한해가 될 것 같은 그런 느낌입니다.

감동할 수 있고, 감탄할 수 있는 일들이 조금씩 눈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한 부분들만 찾아보려 합니다.

지역사회에서 자신의 몫을 다하고 있는 이들을 찾아내고

그들이 하는 일에 박수치고 격려하며 동참하면서

그들로부터 더불어 신바람 나는 기분으로 밝은 웃음을 지을 수 있는 날들이기를 바라봅니다.

 

오늘은 또 어떤 감탄을 보게 될까요? 신나는 오늘이 되십시오!

2011년 1월 5일 11:34. 心鄕 드림

 
인빌뉴스홈 > 인빌소식 > 강원 영월 술빛고을 | 인물/생활 | 출판일 : 2011.01.05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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