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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강할미꽃을 지키는 사람, 엄기웅씨/희망영월 3월호/이호옥 명예기자

心 鄕 2013. 3. 30. 21:27

동강의 보석 동강할미꽃(Pulsatilla tongkangensis)!!
그 꽃을 지키는 아름다운 사람, 엄기웅씨.

                                                                   이호옥 명예기자

 

수직 절벽 사이를 굽이굽이 휘돌아 흐르는 동강에 봄이 오면 사람들은 한걸음에 동강으로 달려온다. 척박한 석회암 바

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연분홍, 자주, 붉은 자주, 청보라 등의 고운 빛깔로 하늘을 향해 꼿꼿하게 꽃을 피우는 세계적인 희귀식물인 ‘동강할미꽃’의 아름다움은 사진가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동강할미꽃 개화기를 앞두고 영월읍 문산리에서 동강할미꽃을 재배하는 엄기웅씨를 만났다.
엄씨는 2005년 영월군농업기술센터에서 분양받은 묘를 증식하여 현재 약 4,000본을 재배하고 있다.

비닐하우스와 마당에 있는 화분, 화단에서 자라고 있는 이 묘는 화원이나 관광객에게 판매하는데 수입원이라기보다는 자생지의 훼손을 줄이려는 의도가 더 크다고 한다.


엄씨는 동강할미꽃 복원 자생지 보존에도 힘쓰고 있다.

복원 자생지에 심은 꽃이 개체 수를 늘리며 곱게 피어나는 것을 보면 가치 있은 일을 하고 있다는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영월군농업기술센터에서는 해마다 동강할미꽃의 아름다움을 일반인에게 알리고자 접근하기 편리한 동강 주변에 군락지를 조성하는데,  엄씨도 이 행사에 적극 동참한다고 한다.


동강할미꽃을 대수롭지 않게 만날 수 있었던, 동강이 유명해지기 전의 동강 풍경으로 되돌리고 싶은 자신의 꿈과 동강할미꽃 군락지 조성사업은 일맥상통하는 일이라고 말하는 엄씨의 얼굴에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

 

엄기웅씨는 1965년 영월읍 문산리에서 태어나 성장했고, 지금도 살고 있다.
군복무를 마치고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귀향 해 농부의 길을 걷고 있다.
그가 주 소득원으로 생산하는 농산물은 찰옥수수와 배추라고 한다.


엄씨는 <동강하늘마을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하고 홈페이지를 운영하며, 마을에서 생산하는 농산물을 소비자와 직거래하는데, 좋은 품질과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특히 절임배추 판매는 농한기 일자리 창출 효과로 농가 소득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제 곧 예년에 없던 혹한과 폭설을 견뎌낸 동강할미꽃이 활짝 필 것이다.
동강의 보석, 동강할미꽃의 황홀한 자태를 만나기 위한 발길이 동강으로 이어질 것이다.
 “사진을 찍기 위해 묵은 잎을 뜯어내는 일은 동강할미꽃의 생명을 위협합니다. 꽃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고 촬영하는 문화가 정착되어 동강할미꽃이 수난 당하는 일이 더 이상 없기를 바랍니다. 꽃을 꺾거나 캐 가는 사람도 없어야겠습니다. 자연에서는 강인한 생명력을 발휘하지만 사람 곁으로 옮겨 심으면 살지 못합니다.”


야생화는 제 자리에 있을 때가 제일 예쁘다.
한국의 특산 식물 동강할미꽃이 스스로 뿌리 내린 곳에서 일생을 마칠 수 있기를 바라며, 동강할미꽃을 만나러 오는 이들에게 엄기웅씨의 당부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