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고향 e사람

영월사람들, 활을 사랑하는 궁인(弓人) 신승윤씨/희망영월 3월호/편집실

心 鄕 2013. 3. 30. 22:07

영월 사람들(사람과 사람들), 활을 사랑하는 궁인(弓人)  신승윤씨
장인의 정신으로 활에 생명을 불어 넣는다

                                                                       희망영월 편집실

 

우리군 영흥리에는 국궁과 사랑에 빠져 각궁을 만드는 달인 신승윤 씨가  있다.
신승윤 씨가 활을 만드는 궁방에 들어가면 여기저기 활 제작에 필요한 물소뿔, 아카시아나무 등이 궁인의 손길을 기다리고 망치와 칼, 작은 화로에는 삶의 흔적이 짙게 배어있다.

 


활은 주로 수렵이나 전투에 사용되었지만 연습, 의례, 심신수련에도 활용되었다.
역사적으로 볼 때 활의 종류는 다양하나 현재는 조선시대의 각궁 제작방법밖에 알려진 것이 없다고한다.
특히 신승윤 씨의 국궁 제작과정을 보면 각궁은 살아있는 활이라고 할수 있을 만큼 각궁을 만드는데 필요한 재료가 모두 천연재료로 만들어지고 있다.


각궁 재료에는 물소뿔, 소심줄, 아카시아나무, 참나무, 민어부레풀 등이 모두 동식물성으로 모든 재료들이 잘 어우러져 마치 하나의 생명체처럼 유연하고 강한 탄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러한 전통을 이어가며 10여간 각궁 제작의 길을 걸어온 신승윤 씨가 처음 각궁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금으로부터 26년 전이다.
양복점 재단사로 시작해 1981년 양복점을 운영하며 1987년 국궁을 시작했다.

80년대 대동라사 하면 최고의 양복점으로 군의 기관단체장 및 VIP손님들이 많았다고 한다.

기성복의 등장과 함께 많은 수의 맞춤 양복점이 사라졌고 1997년 IMF가 닥치면서 신승윤 씨도 20여년 운영하던 양복을 그만두고 각궁제작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처음에는 독학으로 여러 문헌을 찾아가며 각궁을 만들었다.

우연한 기회에 궁방을 운영하며 각궁을 제작하는 분을 만나 기술을 습득하고 지금은 직접 만든 각궁으로 대회에 참가해 상위 입상을 하면서 각궁을 만드는 그의 기술은 일취월장(日就月將)으로 발전했다.


활을 만드는 최적기는 일년 중 10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이다.

그 이유는 활의 재료로 쓰이는 민어부레풀과 같은 동물성접착제는 습기가 많고 기온이 높은 계절에는 접착하지 않기 때문이며, 완성된 활을 관리하는 데에도 습기가 있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활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아카시아나무조각·물소뿔 등을 궁창 위에 올려놓고 다듬는다.

그리고 화롯불에 쬐어 구부린 다음 연결시킨다. 다음에는 물소뿔을 표면에 붙이고 나서 소힘줄을 활에 올리는 ‘심놓이’작업을 7, 8일간 반복해서 실시한다. 그리고  건조과정이 끝나면 고자 깎기를 한다. 이상의 공정으로 활의 몸체가 대개 완성되는데, 해궁작업(解弓作業)이 남아 있다. 해궁이란 활줄을 걸어 쏠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활의 균형을 바르게 하고 사용자의 체력에 맞추어 활의 강연(剛軟)이 조절된다.

 

그 뒤에는 활의 단장작업이 남게 되는데, 활 하나를 만드는 데 약 4개월의 기간이 소요된다.
“각궁은 대량생산이 힘들기 때문에 나무의 감각을 느껴야 훌륭한 각궁으로 만들어지게 됩니다” 패스트푸드가 인기를 끌며 무엇이든 빨리 되기를 바라는 요즘 세태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지만 신승윤씨는 “각궁은 나무의 재질, 사람의 손끝에 따라 다르며 같은 각궁을 만들려고 해도 기분에 따라 달라진다.”며 “매순간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라고 말한다.
“좋은 활을 만들었을 때의 성취감이 각궁에 매진하게 하는 매력이다”각궁을 만드는데 정성을 기울이고 있는 신승윤 씨의 모습은 진지함을 넘어 엄숙함을 느끼게 한다.


각궁 제작은 노력과 기다림.. 그래서 인생이라고 한다.

우리의 전통을 사랑하고 오늘도 묵묵히 땀 흘리고 각궁의 만드는 영월인(寧越 人) 신승윤씨가 있기에 국궁의 명맥은 언제까지나 이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