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아꽃이 피어나기 시작한 5월 중순이 지난지도 나흘째. 밤에는 기온이 떨어져 냉해를 입지 않을까... 모두들 걱정이지만, 신일리 마수고개(馬首峙)에 살고 있는 최상천씨(53세)는 모내기를 하고 있었다. "못자리 할때 비닐 대신에 부직포를 덮었더니 모가 실해, 남들보다 열흘먼저 모내기를 하게 되었다"라면서, 6년째 한가지 농사에서 터득한 그만의 온상 비법이라고 일러준다. 60마지기(1마지기=150평) 논농사 중에 50 마지기가 흙미로, 오늘이면 모내기가 모두 끝이 난단다. "소득이 어떻게 되는거여?" 라는 질문에 그냥 " 허허허"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하면서도, 계약재배로 인해 판로에는 문제가 없다고 한다. "쌀농사 이야기 좀 해 줘야지?" 하는 재촉에, 아예 이양기 엔진을 멈추고는 "저기서 한잔하면서 이야기하자 구~!" 하면서 논두렁에 걸터 앉더니, 거들어주던 이웃과 함께 술잔이 돌아간다. "가을에 몇 가마니나 나오는 거야?" 때 이르게 물었더니, "잘되면 꾀 나오는데 마지기당 보통 6가마( 480kg) 정도이지. 키를 키우면 안되기 때문에 비료를 줄 수가 없어!, 클 때는 대가 굵은데, 이삭만 올라오면 매가리가 없어서 금방 쓰러지기 때문에 아주 세심하게 해야 되, 무엇보다도 써래질 할 때 퇴비를 많이 넣어야만 벼가 잘 자랄 수 있다"라고 한다. 오늘 모내기가 끝나면, 내년에 쓸 퇴비를 준비하려고 한다고. "작년에 가격은 잘 받았는냐"는 질문에 "40kg 벼로 88,000원씩 받았어, 흙미는 현미 도정 이어서 일반벼보다 수량감소가 훨씬 적다"고 답한다. "일반 벼와 비교 한다면?", "일반 벼~!? 아이구~그건 골치아퍼!" 정부수매 수량(농가별 쿼터량)을 우선 확보해야 되고 신경 쓸 일이 너무 많단다. 생산면적이 적어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판로 걱정이 없는 흙미, 최상천씨처럼 남다른 방법으로 농사짓는 것, 이런 것을 농업경쟁력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닐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