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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천초교 어린이기자반 강습 제1편

心 鄕 2009. 3. 19. 12:40


오늘 내가 쓰는 기록은 내일의 역사

 

진달래 꽃망울 핑크빛 입술을 내맬 고, 노란 꽃 산수유 활짝 펼쳐지던 오늘, 주천초등학교에서는 방과 후 학습 특기적성에 어린이 기자반이 개설되어 첫 수업이 시작된 3월 18일입니다.

 

5학년이 5명, 6학년이 7명으로 모두 12명으로 강의에 참석한 아이들은 남학생 1명에 여학생이 8명인 9명이 참석했습니다. 2009년 11월까지 매주 수요일에 진행되는 강습프로그램 총괄계획서를 만들고, 월별로 과제를 선정하여 주간별 상세프로그램을 확정하고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아이들과의 소중한 첫 만남에서 자신의 기록이 곧 미래에 역사가 된다는데 초점을 맞추어 확실한 개념을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판단되어, 며칠 전부터 준비한 교안을 읽어보고 또 보고 보완하여 만족스러운 답안으로 진행을 했습니다.

 

첫 인사 나눔에서부터 파워스피치 기법을 적용하여 천천히 말하고 자신 있게 또박 또박 크게 말하는 방법을 알려주었습니다. 한 명, 한 명 앞에 나와서 자기 자신을 소개하게 하고 부족한 부분을 교정해 주면서 발표의 기본을 확립하는 시간으로 진행을 했습니다.

 

이어진 2교시에서부터는 소식과 기록의 중요성에 대하여 설명을 하면서, 첫 번째로는 개인의 기록으로, 이순신 장군이 살아생전에 자신의 일기가 없었다면 오늘날 그의 업적을 알 수 없었다는 점을 알려주면서 국보 제 76호로 지정된 [이충무공 난중일기 부서간첩임진장초]에 대한 요약문을 낭독하도록 했습니다. 이때에도 한명 한명이 문장을 나누어 읽어가면서 쉼표와 마침표 그리고 쉬어야할 부분 등  집중적인 읽기 연습이 계속되었습니다.

 

두 번째로는 국가의 기록으로 조선왕조실록에 대한 요약문을 낭송해 주면서 읽기의 기본원칙을 익히도록 했습니다.

 

세번째는 문중/단체의 기록으로, 영월군 수주면 무릉리에서 지난 1695년 이전부터 현재까지 330여 년간이나 이어져 오고 있는  요선계에 대하여 간략하게 설명을 하면서 시간이 부족하여 숙제를 냈습니다.

 

숙제라야 뭐 별거가 있겠어요? 요선계에 대한 상세한 내용을 설명한 자료로서 배부한 유인물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다음시간에 질문했을 때 답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농촌에 살면서 여건이 도시보다는 부족한 듯한 주변의 교육환경이겠지만 그래도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농촌마을만의 장점이 있기에,  그것을 찾아 오늘 첫발을 디디게 되었다고 생각됩니다.

 

더욱이 저를 깜짝 놀랄 정도로 감동을 받은 일이 한 가지 있었습니다. 반장을 선출하라고 잠시 자리를 비켜주었더니 5학년어린이가 반장을 맡고 언니뻘인 6학년이 부반장으로 결정하여 제게 알려주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어린이들이 어른만큼 훌륭한 양보를 알고 반장인 후배동생이 하는 일에 언니오빠가 적극 도와주겠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손자가 있어 할아버지가 된 위치에서 지나간 세월을 뒤돌아보았을 때, 청순한 감동으로 남아있는 기억들은 모두 어린 시절이었습니다. 젊어서는 미래에 꿈으로 살아가고, 나이 들면 추억으로 살게 된다는 어느 분의 말씀도 있습니다 만은, 어린 시절에는 무엇이든 받아드리고 자신의 것으로 확실하게 배우려는 특성이 있어 감성을 풍부하게 키워내면서 작은 일에도 의미와 가치를 알게 하고, 감동을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기에 이를 계속 키워내어 미래에는 이 고장의 훌륭한 인재로 성장하게 된다고 봅니다.

 

오늘의 첫 수업을 마치면서 시 한편을 낭송해 주었습니다.

 

나 하나 꽃 피어

                                     -조동화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다음시간인 3월 25일에는 기자의 사명과 윤리 그리고 취재예절에 대하여 강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