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배지
心 鄕
그래
그때는 그랬지
셋방 얻어 신혼살림 차릴 때
우리는 그랬지
두 팔 높이 들어도
쪼끔
아주 쪼끔 모자라
발꿈치 치켜들며 천정을 발랐지
그때가 참 좋았어
지금 우리가 풀칠하는 것처럼
내일이 기다려서 즐거웠지
이다음에
아주 오랜 뒤에
어떻게 살았느냐고 묻는다면
우리는 당당하게 말할 거야
온몸이 도배 풀로 범벅이 되었어도
마주잡을 도배지가 있었기에
오늘 이렇게 만날 수 있었다고
2009.05.18.23:53
*'그래 그때는 그랬지' 는 김귀례 시인님의 '첫눈 오는 밤'의 첫 구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