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창

晩秋의 꿈

心 鄕 2009. 9. 4. 14:41

뜨거운 여름날의 햇살을 온 몸으로 막으며

가을을 기다리던 해 바라기는

까만 주머니에 하얀 속살을 채우기 시작합니다.

 

 

고개를 숙일수록

더욱 짙게 찾아오는 하늘 푸른 가을날

이른 시간부터 덩치 큰 황색의 청소차는

시내의 거리를 부지런히 다닙니다.

 

 

윙윙 소리 내어

'내가 지나갈 터이니 비켜 달라' 하고

옆구리에 달린 빗자루는

빙빙 돌며 바닥을 쓸고

안쪽에는, 무엇이든 다 받아드리겠다며

큰 입을 벌려 돌, 쓰레기, 모래알

흙먼지까지 마다하지 않습니다.

 

 

 

냇가에 강변에 들에 산자락에 자리 잡아

보금자리 가꾸며 지켜가는 이웃이

한자리에 모이는 공간을

 

더 예뿐 꽃을 피우려

씨앗을 맺는 연꽃은

화려한 꽃잎을 버리고

 

 

 

알곡을 채우려는 너른 들은

푸른 잎을 황금빛으로 물들여

 

‘와룡~와룡’ 소리도 신나는

탈곡기 페달 힘차게 밟아

곳간을 가득 채우는

晩秋의 꿈을 키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