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날의 햇살을 온 몸으로 막으며
가을을 기다리던 해 바라기는
까만 주머니에 하얀 속살을 채우기 시작합니다.
고개를 숙일수록
더욱 짙게 찾아오는 하늘 푸른 가을날
이른 시간부터 덩치 큰 황색의 청소차는
시내의 거리를 부지런히 다닙니다.
윙윙 소리 내어
'내가 지나갈 터이니 비켜 달라' 하고
옆구리에 달린 빗자루는
빙빙 돌며 바닥을 쓸고
안쪽에는, 무엇이든 다 받아드리겠다며
큰 입을 벌려 돌, 쓰레기, 모래알
흙먼지까지 마다하지 않습니다.
냇가에 강변에 들에 산자락에 자리 잡아
보금자리 가꾸며 지켜가는 이웃이
한자리에 모이는 공간을
더 예뿐 꽃을 피우려
씨앗을 맺는 연꽃은
화려한 꽃잎을 버리고
알곡을 채우려는 너른 들은
푸른 잎을 황금빛으로 물들여
‘와룡~와룡’ 소리도 신나는
탈곡기 페달 힘차게 밟아
곳간을 가득 채우는
晩秋의 꿈을 키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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