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창

씨앗

心 鄕 2010. 9. 10. 14:31

 

 

 

씨앗


가을이 옵니다


알든 모르든
머물던 자리에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만났든
새싹은 자라났고
겨울만이 깰 수 있는 껍질 속에는


오늘을 따라다닌
지남이라는 이름으로
들어 있을 겁니다.

 

 

 

 

저도 모르게 많은 씨앗이 심어졌다고 중년의 나이에서야 알게 됩니다.
조금씩, 조금씩, 싹을 틔워 꽃으로 피어나고,

함박웃음으로, 씁쓸한 미소로, 때로는 아린 씨앗으로 되돌아옵니다.


알지 못했던 시절이 느낌으로 다가옴은, 뒤를 돌아보고 있다는 것이겠지요.
모나고 아쉬운 일, 부족했기에 아프게 했던 사연을 회상하며,
미안함에 잘못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기에,
매듭을 풀어낼 시작의 단계에 들어섬을 말하는 것이겠지요.

 


9월7일은 매우 씁쓸한 날이었습니다.
씨앗하나가 스스로를 묶어버리는 가을의 수확에서,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자기 최면을 통한 관념을 다짐하며 정립한다 해도,

집중만남에서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생각들까지 말하게 됩니다.


끈으로 맺어진 이,

매듭이 만져질 때 자르지 못했기에,

만날 수 없는 이 보다 더 애가 타겠지요

밤이면 두 다리를 쭉 펴지도 못하게

속을 조여 오는, 그 마음을 짐작하게 됩니다.

 

울타리에 머물지 않았기에
쌀이 떨어져도 가늘게 이어지는 길에서,
무더기 손가락에 왕따 놀음 앞에

떳떳했기에 당당하게 고개를 들고 길을 걸었습니다.

 


아  나는, 나는
인생의 씨앗을 어떻게 심었던가?


                        2010.09.10. 12:2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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