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창

뜨거운 6월의 중순에 드리는 편지

心 鄕 2011. 6. 16. 20:12

6월의 16일, 뜨거운 오늘이었습니다.


하늘은 내게 이런 말을 하는 것 같습니다.
“다가설 7월과 8월은 몹시도 뜨거우니 우리 미리미리 준비를 했으면 좋겠다.” 면서,

“오늘처럼 어제처럼 뜨거운 하루들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문득, 1984년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근무했던 기억들이 떠오릅니다.
쿠웨이트 국경이 5분정도 거리인 알카푸지라는 지역에서 근무를 했었습니다.
바다가 있어 일요일이 되면, 느릿느릿 해변으로 다가오는 큰 오징어를 낚싯대로 건져 올리고,

바닷물이 쉬어가는 모래밭에는 우렁이와 꼭 같은 큰 달팽이라고 할까요?

그런 것이 잠깐만 건지면 20리터 페인트 통으로 하나이어서 그 자리에서 불을 지피고 둘러 않아 먹었던 기억들입니다.


왜 그리도 큼직한 오징어가 많았을까 했더니

아랍지역 사람들은 등뼈 없는 해산물은 먹지 않기에 자연적으로 숫자가 많았던 것이었습니다.
그러한 것들과의 즐거움들로 휴일은 바쁘게 지났지만,

작업의 현장에 들어서면 뜨거움 뜨거움의 연속으로 영상45도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말을 하기 위해 입을 벌리면 금방 수분이 증발하고,

코로 호흡을 하면 콧구멍이 바싹 바싹 말라서 손가락이 들락거리기도 했지요.

 

그러면서도 다 살아가는 방법이 있었습니다.
무수히도 많은 아랍인들이 두건을 두루는 이유를 그곳에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계절풍인 모래바람이 1개월가량 불어오면, 머리에 두른 두건으로 얼굴을 감싸고,

뜨거운 기온이 되면 눈만 빠끔히 내 놓곤 얼굴 모두를 가리는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입으로든 코로든 호흡을 하면 두른 수건에 닿아서 입과 코가 마르지 않는다는 것을 그들은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뜨거운 날씨에는 얼굴을 가려라!
그런 것들 때문에 작업의 현장에서는 누가 누구인지를,

두건 두른 자신이 말하기 전에는 알 수 없어 재미있는 이야기들도 많았지만,

사막에서 살아가는 방법 중에 한가지이었습니다.


그처럼 뜨거운 날들이 이어졌던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이미 경험했던 뜨거움이라 별로 크게 느낌은 없습니다만,

장릉을 찾아오시는 많은 손님 분들에게는 적지 않은 고충 중에 하나이었습니다.
얼굴이 검게 될까 걱정되어 그늘로 그늘로만 모시고 안내하면서

만족스러운 영월여행이었다고 스스로가 말 할 수 있도록 느낌과 감동을 안겨드려야 하니

여러 가지 준비해야할 점들이 많았습니다.
시원한 물병도 들고 나서고, 그늘 밑에 벤치의 좌석은 깨끗하게 되어 있을까 에서부터 적지 않게 고려해야하는 어려움도 있습니다.


해설을 하면서 혹시 내가 자화자찬에 도취되어 일방적인 말들만 늘어놓는 것은 아닌가? 도 생각해야 하고,

편안하게 효율적인 장릉 탐방이 되도록 해야 하기에 커다란 나무그늘 아래로만 걷게 합니다.


6월, 6월의 중순에서 만나게 되는 한 낮의 뜨거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초여름 감기가 목감기로 이어져 기침을 크게 하면서 정신을 쏙 빼앗아가는 열병으로 번져

의원과 병원을 찾아가 링거와 영양제까지 맞아야만 버티고 일어설 수 있는 날들이기도 합니다.


건강들 하시구요
찬물보다는, 얼음물 보다는 체온과 비슷한 물을 드셨으면 합니다.
아무리 뜨거운 날씨라 해도 저는 뜨거운 마카 섞어 커피만 즐겨먹고 있으니까요


아직은 여름을 만나기 위한 준비의 과정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만남을 준비하면 그 어떤 것이 내게로 다가선다 하더라도 어서 오라고 반길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오늘의 글을 적습니다.
저 자신에게도 마음과 몸을 다시 한 번 다짐하는 계기도 되고요~건강하십시오


2011년 6월16일 저녁 8시 05분에, 김원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