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릉리에서 주천으로 가는 길
블로그 : 길따라 뚜벅뚜벅
글쓴이 : 초롱 2011.08.22 15:22 http://blog.daum.net/curie1975/261
내가 살았던 집에서 면사무소 옆마당을 지나 왼쪽으로 나오면 좌우로 넓다랗게 논이 펼쳐진다.
오른쪽으로는 넓은 논을 지나 경계선엔 강물이 흐르고 또 낮은 산으로 둘러져있고
왼쪽으로는 더 넓은 논을 지나 강물이 흐르고 여전히 산으로 둘러있다.
박경리 토지의 배경인 평사리 같은 넓은 논을 지나 쭉 걷다보면 멀리보이는 뚝밑에 나무 한그루 서 있고
집 한두채 지나 강뚝을 지나면 소나무 다리 섶다리가 놓여있다.
살랑살랑 흔들거리는 다리 아래로 말은 강물은 흐르고 갈래머리 묶고 야무진 입모양의 소녀는
저 산너머 하늘 아래 그 누가 사나~흥얼거리며 건넌다.
자갈밭의 강변을 따라걷다가 가파른 길을 오르면 군우터,미루나무 가로수 길을 지나면 주천 장터가
나타난다.
주천으로 가는 또 다른 길은 면사무소를 지나 오른쪽으로 강길을 따라 걷는 길.
강을 건너 자갈밭 조금 지나 산과강을 끼고 걸으면 중학교가 나온다.
주천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었던 듯.
또 다른 길은 왼쪽에 강,오른쪽에 산을 끼고,도천리에서 넘어오는 길과 만나 배를 타고 건너서
학교에 간다.
줄을 잡아당겨 건너는 이 배는 그나마 비가 많이 올때는 무용지물 이어서 멀리 망산까지 가서 콘크리트
주천다리를 건너야 한다.
이 중 내가 가장 좋아했던 길은 이 세번째 길이다.
강 가장자리에 커다란 바위가 있어서 올라가 숙제도 하고 노래도 부르고 시도 외우며 어린시절의 꿈을
키웠다.
산천의구란 말 옛 시인의 헛된말이라 했던가?
지금은 아주 많이 바뀐 모습으로 30여년 전을 회상하기란 힘들어졌다.
그 환상적인 길을...
*나 이제 나이 들어서 좋다*
꼴베고 소여물주며
뗄나무 베어오던 시절
집앞 도랑 물흐를때
철부지 어린시절 나 그곳에 있었다
소 뒷발에 채일까
마음놓고 지나가지 못하고
도랑물에 떠내려갈까
그곳 피해 다니면서도
나 도랑 좋아했다
멀리 다래산 보면서
물장구치다가
돌더미위에 고무신 말려신고
해질 무렵 밥먹어라 부르는 엄마소리엔
아쉬움에 몸 비틀어
앞집,옆집,뒷집 친구들
얼마지나
소 뒷발이 무섭지 않게 됐을때
그들은 멀어졌다
꼿꼿한 자존심내세우며
나 잘났다 재고 뻐기며
그러면서도 남몰래 상처받고
등하교길 같아도
말한마디 못하고
무관심한척 하면서도
귀는 쫑긋 열어놓고
빼어난 가수
그에 못지않는 A군,
새침신사,
경희천하
나 이제
있는 그대로 내 보여도
자존심이 상할일도 상처도 없는
편안할 수 있는
적당한 나이
나 이제 나이들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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