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군 북면 마차리에 있는 강원도탄광문화촌으로 가는 길에서 만난 봄비, 는 지난밤부터 내리기 시작하여 30km에 이르는 길이 끝을 맺을 때까지 하얀 눈송이와 촉촉한 빗방울이 반겨주고, 마주보이는 접산에는 물러설 줄 아는 겨울눈 빙글빙글 미소 짓고, 늙은 나무 끝에 매달린 빗방울은 얼마나 영험했던지 겨울잠을 자는 꽃망울을 깨우고 있었습니다.
진정 봄은 오는가 봅니다.
온 세상 하나 같이 고르게 어루만져 푸르게 자라날 새싹들과 씨앗에게 하는 말이 “이제는 네가 일나야할 때가 되었다”면서,
등을 떠미는 봄비인 것만 같습니다.
돌을 갈고 닦아내는 마(磨)에 들어서면 더욱 아름다운 돌이 되는 차(磋)의 고장이었으니
수없이 많은 선대 분들이 마차에 살으셨다 하였는데 세상이 변하였으니 떠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2만여 명이 살았던 산자락에 다닥다닥 붙어있던 집들은,
언제 그 자리에 있었느냐는 듯 비워진 터에는 지난해까지 세력을 자랑하던 망초와 쑥대만이 가득했습니다.
새로운 터전을 찾아 떠나야만 했겠지요.
한 때는 이 나라 대한민국의 전사라고,
국가발전의 원동력인 산업의 일꾼이라고 전사라는 호칭으로 공경하였던 분들이었습니다.
그러했던 어른들과 자손을 이제는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기에,
바람만 불면 돌아가는 접산의 바람개비를 바라다봅니다.
그랬던가요? 그랬었지요.
아이들이 바글 바글대던 콩나물교실이었고, 막장에서 일만 하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는 부자가 될 수 있었으니, 누구이든 이곳에서 살고 싶어 하던 고장이었습니다. 불과 40여 년 전의 일이었는데, 어느 사이엔가 역사가 되고 말았으니, 희미해지는 기억을 더 이상 잊어서는 아니 된다하여 개관하게 된 강원도탄광문화촌이었습니다.
탄광생활관에는,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는 1970년대 일상은 아무리 세상이 변한다 하더라도 그 모습 그대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끝이 없는 세월을 붙잡아 둔 마차로 오시면, 세수(歲首) 40은 뺄 수 있으니 기쁘고 신나는 일이 아니겠어요?!!
오세요,마차(磨磋)로!
하얀 얼굴 검은 가루 분칠하고 땀방울 흐르는 골짜기마다 맑게 흐른 흔적 기억해 달라는,
산에 들에 꽃이 되어 말없이 말하는 바람의 이야기를 들어달라는,
모난 돌 갈고 다듬는 마(磨)에 들어서면 더욱 아름다운 얼굴 다듬어 지는 차(磋)라 하였으니 속 깊은 고을,
마차(磨磋)! 강원도탄광문화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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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일 : 2012.03.07 09:31 김원식기자 (dw-carpos@invil.org) / 기자주소 http://reporter.news.invil.org/dw-carp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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