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고문

밧도내마을 할머니한글교실 졸업을 하루 앞두고

心 鄕 2005. 3. 22. 21:32

  지난 1월10일부터 시작되었던 밧도내마을 할머니 한글교실이 이제 내일이면 영광스러운 졸업식입니다.

평생에 여성이라는 이유로 학교문턱에 갈래야 갈 수가 없었던 지난 세월의 세태에 억눌려  공부할 시기를 놓쳐버린 후 이제사 칠순을 넘긴 연세에 한글과 산수를 배우고 국민학교 1학년 교과서에 나오는 철수와 영희와도 같은 동화이야기들을 줄 줄 읽어내려가는 ...책읽는 할머님들의 목소리를 듣고는 ..제게는 얼마나 많은 감동을 받았는지 모릅니다.

 

첫날 수업을 참관했을땐 ㄱ, ㄴ, ㄷ,ㄹ를 읽기와 쓰기는 물론 그림으로라도 그려보려고 애쓰시던 모습들이 생각납니다.

한 주 한 주 ..그리고 또 한주가 거급될수록 늘어나는 공부를 보곤 저는 많은것을  깨닳게 되었습니다.

한 20여년전에 해외에서 저자신이 매우 어려운 시간을 보내야할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에 액자에 '하면된다'는 글자에 ㅅ다시금 마음을 다잡고 맡은일을 잘 해 낼 수 있었습니다.

할머님들을 보면서 문득 옛일이 떠올랐습니다.

하면된다는 그 글귀를...

 

제 나이 이제 50이 넘어서고 외손주가 둘씩이나 있는 몸이 이나이에 무엇을 해서 뭣하랴..라는 체념에 젖어있는것도 사실이었습니다만 할머님들께서는 늦었지만 남은 여생이라도 속시원하게 살아보겠다는 마음으로 공부를 하셨었는데  그 꿈을 이루게 된 이시점에서 저는 많은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저 자신을 일깨워주신 할머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앞날에 건강과 행운을 기원드리면서

 

2005년 3월 22일

김 원 식 拜上

3월21일 마지막 수업을 마치고

 

3월22일 .밤사이 내린 마지막 눈(雪)

 

3월22일 .밤사이 내린 마지막 눈(雪)-2

 

3월22일 주천강을 찾은 철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