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대로 글쓰기

어차피 해야 할 일인데 뭐

心 鄕 2005. 8. 31. 23:23

영월군 수주면 무릉리

 

가을~!

 

따가운 햇살아래 오후의 한 낮은 매우 무더웠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솔솔 베어 나오는데도

나이 지긋하신 노 부부는

지난번 세찬 비에 쓰러진 벼를 베어

가리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늘진 곳 하나없는 논에 계시기에 말씀을 드렸습니다.

- "시원한 해걸음에 좀 일을 하시지요?"

- "아니야, 얼른 하고 쉬는게 나아. 어차피 해야 할 일인데 뭐"

 

가을로 접어든 들녁

그리고 추수하는 노 부부

 

그 모습이 한장의 그림이 되지 않을까 ...카메라에 담으면서도

'어차피 해야 할 일인데 뭐' 라는 말씀이

먼가는 모르게 머리속에서 정리를 못해

계속 생각하게 했습니다.

 

군대에서 줄빠따 맞을때

앞줄에서 제일 먼저 맞는것이 시원할 때가 있었습니다.

아픔의 고통..

모두가 거쳐야 하는 일..

맨 뒷전에서 앞선이들의 신음을 들으며 마음까지 매를 맞느니

차라리 먼저 맞고 마음 편한것이 좋았었습니다.

 

왠지 모르게 그런 느낌,기억이 떠오르고 있었습니다.

 

해야 할 일이라면,

시간을 끈다고 해서 마음이 편한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남이 해결해 줄 일도 아니고..

오히려 혼란스러워 지면서 그 때까지 기다린다고 해도

마음은 여전히 그곳에 집중하게 됩니다.

 

어려운 여건이라고 시간을 끌다보면 회피하는모습이 될지도 모릅니다.

당당히 나서서 일 하려는 자세~!

 

한 어른이

오랜세월을 살아오면서 터득한 값진 경험을

가르쳐 주고 계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