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고문

그 아름다운 만남의 인연

心 鄕 2005. 10. 2. 23:13
원본:  고향인빌뉴스

 

2005년 10월 1일은 내가 살고 있는 이 고장 주천에서 그래도 살아온 보람을 느끼는 하루였다.

 

가을맞이 자선음악회..

주천을 고향으로 둔, 서울에 있는 모 방송사에 근무하는 분이 주최하는 음악회였다.

음악회..

음악회를 말 한다면 여러 가지 장르가 있겠으나 성악과 국악, 가요와 관악연주단의 공연으로 구성된, 작은 음악회도 아니고 내가 보는 시야에서는 매우 큰 음악회였다.

우선은 출연진 구성을 본다면 국내에서 가장 신망 받으며 덕망과 함께 만인으로부터 존경받고 있는 아나운서를 꼽는다면, 누구든지 김동건 선생을 지명할 것이다.

 

그분이 오셨는가 하면, 18명에 이르는 관악 연주단과

우리나라 민요와 창을 들려주기 위해, 세분의 원로 국악인과 일곱 분의 사물놀이단원을 포함하여,

가요계에서 꾸준하게 활동하고 있는 남 여 가수 한분씩..모두 출연진만 삼십여 분이 넘는 대규모 공연이었다.

 

이것이 돈으로 해결이 되랴..

음악회의 진행을 맡은 김동건 선생은 개막을 알리는 인사말과 함께 1부 순서인 팝송과 영화음악의 밤을 소개하곤, 무대아래에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말씀이 “이렇게 조용하고 아름다운 강변에서 강물이 넘칠락 말락 하면서 시골의 정취가 물씬 베어 나오는 10월 초하루 날의 밤에,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이 주천에서 사회를 맡게 된 것이 행복하다면서, 1시간 이상이나 공연이 지연 되었는데도 불평불만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주민들을 대하니, 한없이 고마운 일이라고 말한다.

도시에서는 조금만 늦어도 항의가 빗발칠 터인데 이렇게 참을성 있게 기다림의 미학을 알게해 준  주천 고장의 주민들이 고마웠다고 한다.

 

공연이 시작되고 한 장르가 끝이 날 때마다 환호와 박수로 답하는, 음악회에 참여한 모든 분들의 마음가짐들이 도시에서도 보기 어려운 질서정연한 모습들이다 고 한다

그것을 직접 목격한 김 선생은 감동을 한 것이다

“그래 역시 내가 잘 왔어, 서울에서 2시간여를 걸려 이곳까지 온 보람이 있어“ 라고 마음으로 말하는 듯, 엷은 미소에 음악이 나올 때마다 콧노래로 혹은 비음으로 따라 부르기도 한다.

이렇게 마음이 움직인다는 것..

이것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귀중한 마음이다.

 

사실 이번의 음악회에 섭외된 모든 분들이 하나같이 출연료를 받기위해 이 고장 주천을 찾은 것은 아니다.

음악회를 주최한 김주태씨는 문화방송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면서 마음과 마음으로 이어져 알게 된 지인 분들이다.

이분들께, 고향의 청소년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어른들께는 자신의 고향을 지켜주고 가꾸어 온 보답을 먼가는 해야겠다는 뜻을 전해 듣고는, 모두가 혼 쾌히 이 고장 주천을 방문하게 된 것이다. 그분들이야 김주태씨 한사람만보고 이곳을 방문한 것이다.

 

그것은 무었을 말하는 것인가?

그만큼 사람에 정이 들고 마음이 움직인 것이다.

음악인들이든,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연예인 이든, 그들의 본업은 공연이며, 프로답게 모든 것을 아낌없이 보여주고 관중을 즐겁게 해 주는 것이 그들 본연의 의무이며, 또한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들의 정신자세이다.

그 분야에 프로라고 하는 것은 곧 생업을 말한다. 즉 돈과 직결되어있다는 점이다.

자신의 생업을, 말 한마디 듣고 스스럼없이, 그것도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도 않고 무료로 자원봉사 개념으로 공연에 임해 주었으니 그 얼마나 고마운 일이랴.

 

그러한 뒷이야기를 아는 이고장의 어떤 분은 내라도 먼가는 보답을 해야겠다면서 출연진과 스텝 진에게 식사라도 대접해야 되겠다면서, 밤 10시에 끝이나 초저녁 공연시간에 맞추기 위해  애쓰던 분들이 저녁을 제대로 먹었을 리가 없는 것을 알게 된 그분은, 150여명분에 이르는 부페를 주문하여 그분들께 대접을 하였다.

그것이 서로 간에 상부상조일 것이다.

 

만남과 인연을 계속 이어가는 것을 한마디로 쉽게 말해서 인맥이라고 말한다.

요즈음은 인맥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 우선은 부정적인 측면으로 비칠 수도 있으나, 그 인맥만큼 중요한 인생사도 없다고 본다.

태어나면서 부모와 자식간의 인연이 있고, 자라면서 스승과 제자사이의 인연과, 같이 뛰어놀며 함께 자란 친구의 인연이 있다.

이웃집과의 교분은 물론, 성장하여 혼인을 하게 되니 시댁과 처가댁, 시집과 친정사이 이성지합(二姓之合)의 인연이 이어지게 된다.

직장에서 근무하는 분들에게는 윗분상사와 아랫 분들과의 만남도 인연이요, 인생사 살아가는 모든 과정이, 매사 인연과 인연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 인연이 바로 인맥이다.

바르지 못한 심성으로 인연을 활용하려 하면 차라리 없는 인연이 더 낳다.

그릇된 마음의 만남은 악연으로 이어지게 되어 있으니

세상사 모두가 본심 그대로 살면서 마음먹기에 달려있다고 본다

바르게 마음먹으면 모두가 바르게 보이고, 그르게 보면 모두가 그르게 보이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그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얼마나 자신을 통제하고, 가다듬고, 아름다운 삶이 되도록 노력하느냐에 따라서, 인연과 인연이 좋은 관계로 이어지는 것이다.

오늘의 이러한 음악회도, 모두가 그 인연 따라 온 것이니, 그 얼마나 고마운 일이랴

음악회가 끝이 나고 나는 김동건 선생과 김주태씨 사이에 한바탕 실랑이를 벌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한분은 자동차 기름값이라도 드리려 하고, 한분은 자신은 오로지 마음으로 이곳에 왔기에 그 어떤 것도 받을 수 없다는, 두 분 사이의 아름다운 다툼이었다.

옆에서 지켜보는 나의 마음과 얼굴에서 왜 그다지도 웃음이 가득한 미소가 지어지는지...

그리고, 감동과 감격의 눈물이라도 솥아 내야만 할 그러한 순간의 시간이었다.

 

인연과 인연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사연들,,

다양한 학습을 통하여 자신의 미래를 개척할 청소년들에게 수백여권에 이르는 도서류의 기부와 악류의 기부...이 모든것이 인맥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김동건 선생은 마지막 무대 인사말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고장을 사랑하는 주민여러분! 고장이 발전하려면 누군가는 나서서 묵묵히 고향을 위해 일을 해야 합니다. 여러분들의 노력으로 더욱 삶이 풍요로운 고장이 되시기를 빌어마지 않습니다. 여러분 오늘 고마웠습니다. 이것으로 2005년 영월군민을 위한 가을맞이 자선음악회를 마치겠습니다. 안녕히 들 돌아가시기 바랍니다. 감사 합니다”

 

 

강물이 불어나 걱정하는 김주태씨와 이장섭 주천면번영회장공연 연습중인 청풍명월 빅 밴드단의 김성환씨(청주 희망재활원 근무)

 

가수 강진씨와 무대를 꾸며준 풍류관 이정진씨가수 우연희씨, 주민 펜과 함께 촬영

 

무대에서 사랑의 튀위스트를 열창하는 이순자씨와 윤애숙씨

 

민중서관 김가현 부회장님

음악회가 열리고 있는 주천강변의 야경

 

10월 1일 오전 11시까지도 물에 잠겼던 공연장 무대10월 1일 오후 5시, 무대준비에 바뿐 모습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