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고문

그분들의 수고로움을 느끼며

心 鄕 2004. 7. 24. 22:04

내가 살고있는 마을에는 농업전문 여성단체가 있다.

농업에 전념하는 주부들로만 구성된 열다섯 분이
오손도손 영농정보를 공유하며
한낮엔 논과 밭의 작물과 사랑을,
밤엔 동호회 홈에서 못다한 이야기들을 주고 받고 있다.

 

어느날 눈에 확! 띠는 글을 보게 되었다 -
내용인 즉
예전엔, 촌에서 농사 짓는것이 너무도 창피했고,
어떻게 하면 남편을 설득해 도시로 나갈까...


 

서울로 시집간 친구들,
남편이 벌어다 준 월급 쏙쏙 빼내 쓰면서
하얀 얼굴에 가끔 만나면 핀잔 비슷한 눈총에,
아예 친구들과는 잊어 버리고 살았단다.

 

이젠 농촌에 살고 있다는 것이, 가슴 뿌듯한 자부심에서
농촌생활의 정겨움을 메일로 주고받고 있다고 한다.
촌에 산다는 이유로,
농사 짓는다는것을,
마치 죄지은 사람처럼,
그 누가 알까봐 숨겨 왔던것이
이제는 후회 스럽기 짝이 없다고 까지 한다.

 

역으로, 도시에서는
시골에 친구가 살고 있다는 것이 하나의 커다란 자랑꺼리로 변했다 면서
때때로 돌아오는 수확철엔 자주들 찾아와
일손을 도와주고,올라갈땐 농산물을 사가고 있다고 한다.

 

농촌을 부러워 하는 시대.....
왜서 였을까......

 

주 5일제가 7월부터 시작 되면서
농촌에서는 어렵지 않게 도시의 차량을 볼 수 있다.

도시생활에 얼마나들 찌들어 있었을까.......

일년에 한번정도 서울을 갈까 말까 한, 나 이지만
그때마다
전철을 타든,
뻐스를 타든,
숨이 막혀 오고 목이 칼칼 한걸 느끼는데,
그곳에서 일상을 보내는 도시민 들이야 오죽하랴.
그러니 잠시 잠간의 짬만 나면
푸른 강과 맑은 공기가 널려 있는, 촌으로 오게 되는것 이리라....

 

이제는
농업인이 된것이 자부심으로 살게 되었다고 말하는
그 주부의 말이
촌에 살고있는 나에게 까지 공감이 되면서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또 왜일까...

 

현실은 너무도 열악한 환경이다.
너,나 할것없이 그놈의 카드때문에 난리고,
시골에선 마이나스 통장 때문에 골머리를 썩고...,

 

農.者.天.下.地.大.本
인류 직업의 근본,
源祖는 농업인 이라는 그 프라이드가 있기에!

언젠가는
도시보다 더 풍요러운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희망과 자신감으로 똘똘뭉친 우리들 농업인 이기에~!


 

이 무더운 여름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오늘도 작물과 씨름하고 있는 그분들의 수고로움이 느껴지고 있다.

 

도시와 농촌,
꾸준한 교류와, 같은 눈높이로 하나됨이,
곧,  모두가 잘살 수 있다는것을 실천하고 있는,
어느 도시의 주부님께 감사 드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