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그냥

만남은 아쉬움 뿐, 영월공고 22회 기계과 반창회

心 鄕 2009. 4. 20. 14:23

제천지역에 거주하는 친구들이

짧은 만남 긴 추억을 간직하도록 많은 준비와 배려

그리고 자신들의 희생과 봉사에 너무도 고마웠다

 

내게 온다면, 나는 그렇게 정성을 다 할 수 있을까?

반문에 또다시 되물어 보면서

지난 하룻밤을 보냈다.

 

같은학교 한 교실에서 헤어진지 37년

너무도 멀리 와버린 세월이었다.

열여덜 곱던얼굴 흰머리 할애비되어

묵은 세월 나누자니 달님은 실눈감고

밤은 귀 기울이며 날이 세도록 지켜보고 있었다.

 

조각모음 2

           心 鄕 김원식


세월가면,
담았던 기억을 버리려 하는지
잊어야만 하는 아픔 속에는
뭉클한 감동도 있다


추억으로 떠나는 여행은
불렀던 노래를 다시 들으며
바쁘지 않은 걸음으로 가는 길에


산 벚은
푸르게 돋아난 새잎에
온 산을 물들인 꽃동산 골짜기


다다른 곳
그대 그리고 나
얼마 만이었던가?


멀리 날린 민들레 삶은
고목되어 시절을 지키고
만남은 짧았으나
걸려있는 시편은 마음을 빼앗아
추억의 밤은 짧기도 하다


되찾은 기억들
조각으로 모아 볼 사이도 없이
작별의 손을 잡은 그대 얼굴
하룻밤 몸 비빔에 마음만 아려와


또다시 떠나야 하는
일상의 여행 앞에
기다림은 약속이었다.


2009년 4월19일,
     영월공고 22회 기계과, 만남은 아쉬움 뿐


호수
    장영미(강원도 강릉시)


하늘이 바다를 불러
빚어놓은 술잔하나


햇살 올올이 머리 푸는 날
맨 몸뚱아리로 살아가는 것들이
더 깊게 더 낮게 세상을 경작하고


바람이 허리를 풀어낼 때
물새들의 날종아리 눈부시다


오지랖 넓은 하늘이 길을 열어
무거워진 몸 버리고 가고
가벼워진 몸 채워가도록
무릎 바짝 당기고 앉은 풍경
햇살은 조용히 실루엣 드리운다.


   -제천청소년수련원 숲에 걸려있는 시 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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