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창

섶다리에 정은, 늙지도 않아

心 鄕 2010. 11. 29. 23:41

 

 

 

안녕하세요^^~김원식입니다.

 

제목에서처럼 늙지 않는 정이라면 얼마나 좋겠어요!
어떠한 연유로든 떨어져 있으면 이웃사촌보다도 못한 관계이니
시간이 지날수록 잊혀져가게 되고 자연스럽게 색이 바래지는 정이되지요

 

어느 회의 자리에서 주관하시는 분의 말씀이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분은 지금 바로 옆자리에 같이 있는 분" 이라면서,
소주잔을 높이 들고 한바탕 위하여~위하여~위하여~! 를 세 번씩이나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말이 뭐 그렇게 대단하게 실감나는 '위하여'는 아니었는데 가만 가만 생각하게 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머릿속에 자리 잡는 "지금 옆에 있는 이가 가장 소중하다" 이었습니다.

 

그만큼 서로의 질서를 지키면서 스스로가 판단하고 스스로가 바람직한 길을 걸을 때까지 기다려주고,
은근슬쩍 눈치 채지 못하게 코치해주는 멋쟁이 이웃이 있다면야~그야말로 가장 좋은 이웃이 될 겁니다.
자존심도 지켜주고 체면도 세워주고 어색해지지 않고 늘 반갑게 맞이해 줄 수 있으니까요

 

문제는 그렇게 배려하고 가야할 길을 잘 이끌어 주는데도 알지 못하는 이도 있습니다.
애써주는 만큼 고마워 할 줄 알고 감사할 줄 알고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더 공손하게 잘 모시면서 공경해야 하는데도

그렇지 못한 이는 더 이상 관계가 지속될 수 없는 이가 되기도 합니다.
감사해야할 일에 감사할 줄 알고, 고마워 해야 할 일에 진솔한 고마움을 표할 줄 알아야만
잊히지 않고 늙지 않는 정을 간직할 수 있는데 말입니다.
그게 그렇게 말처럼 잘 안되는 게 또한 사람이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조금 여유로우면 고개를 치켜들고 펑펑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조그마한 권한이라도 있으면 자신이 소속된 구성원을 마치 부하 직원처럼 대하게 되고
한술 더 떠서 권력이라도 손에 쥔다면 더 볼썽사나운 모양을 공작새 꼬리 치켜들고 온갖 모양 다 내듯 하는 것을
눈으로 보게 되고 몸으로 느끼는 이의 가슴에는 커다란 상처로 남게 되기도 합니다.
진실은 언제나 제자리를 찾아가게 되어 있고, 공손함의 끝은 고난의 자리에서도 공경으로 되받는 진리이리라 생각됩니다.

 

 

설이 길었습니다.
오늘 판운리에서는 마을에 젊은 분들이 섶다리를 다 놓았습니다.
이 섶다리에서 수년전에 '정은 늙지도 않아' 라는 제목의 드라마가 촬영된 적이 있습니다.
그 하나로 판운리에 섶다리를 둘이서 건너게 되면 영영 늙지 않는 정, 즉 사랑을 나누게 된다는 전설이 되어버렸습니다.

하나의 자기 암시적 최면이기도 한데요~
우선은 늙지 않는 정이라는 말에서 많은 분들이 공감하게 되어,
겨울여행을 나선 젊은 연인에서부터 노년의 어른들까지 건너고 건너면서 정을 다지는 모습을
지난 수년 동안 강바람 쌩쌩 부는 날에도 보고 느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농촌마을이 도시처럼 활기차게 겨울을 날 수 있으려면, 도시와 농촌이 동반 성장하려면,
도시와 농촌의 격차가 해소되려면, 단정한 옷매무새에서부터 얼굴 단장과 몸가짐,
다정다감한 언어의 표현을, 보고 듣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정이 들게 됩니다.
돈을 떠나서 땀 흘려 생산한 농작물을 한 자루씩 구매하여 자동차 뒤 트렁크에 넣고 도시로 돌아가는,
보내는 이 아쉬워하고 가는 이 더 머물고 싶은 마음, 그 마음 그대로 건강공정소비자와 만남에서,
아름다운 멋쟁이 그대로 연에 연의 다리 섶다리를 닮아가는 농촌의 풍경이 되지 않을까요?

 

그리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2010년 11월 29일 맘 11시 39분, 心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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