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1일, 김삿갓 문화제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은 가을을 재촉하고,
산에 자리 잡은 나무들은 겨울을 위해 부지런히 일하는 모습은
노루목 계곡을 단풍으로 수놓아 아름다운 얼굴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난고 묘소에서 기다리는 이를 만나기 위해 냇물위에 놓인 섶다리를 건너려 했지요.
내 앞에는 휠체어를 탄 어린이와 뒤에서 밀어주는 여인이 있었습니다.
아무런 생각도 없이 빠른 걸음으로 곁을 지났는데 뒤에서는 작은 이야기들이 들려왔습니다.
“저 다리를 건너려 하시는 지요?” 질문하는 이가 있었고,
“네~하지만 돌계단이 있어 위쪽에 있는 큰 다리로 돌아가야겠어요.” 대답하는 아주머니였습니다.
섶다리 위에서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일행인 둘은 어린이가 타고 있는 휠체어를 번쩍 들어 섶다리 위에 옮겨놓고는 휠체어를 밀기 시작했습니다.
모래땅이었습니다. 뒤에서 아무리 밀어도 구르지 못하는 바퀴였습니다.
작은 앞바퀴 두 개가 모래땅에 박혀 구르지 못하는 것이었지요.
“앞을 쳐들면 잘 굴러가요” 너무도 쉽게 말하는 어린이의 엄마는 웃고만 있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하면서 온갖 어려움 다 격어내고 남은 어미의 웃음이었지요.
그 곁을 지나가기만 했던 저 이었지만.
뒤를 따라오는 그분들은 무엇을 어떻게 도우면 되는지를 알고 있었던 분들이었습니다.
몸과 마음이 하나 된 그분들만의 사랑법에서, 부끄럽기만 했습니다.
아!
그분들에게는 몸에 밴 사랑이었지만, 저는 그냥 지나치기만 했던 사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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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일 : 2012.10.29 11:37 김원식기자 (dw-carpos@invil.org) / 기자주소 http://reporter.news.invil.org/dw-carp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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