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거워짐에 대하여, 이진영 선생님 수필집 '나도 춤추고 싶다' 헐거워짐에 대하여, 이진영 선생님 수필집 '나도 춤추고 싶다' 헐거워짐에 대하여 가을이 깊어가는 첫째 징조는 헐거워짐이라고 했다. 어느새 집 앞 나뭇잎들이 한결 성글어졌다. 치열했던 여름이 물러서고 숭숭 구멍 뚫린 듯 헐거워진 잎 사이로 스산한 바람이 들어선다. 푸른 물기 탓에 깊숙이 들어.. 마음에 창 2009.11.17
달빛 추억, 이진영 선생님 수필집 '나도 춤추고 싶다' 달빛 추억, 이진영 선생님 수필집 '나도 춤추고 싶다' 달빛 추억 친구와 먼 길 나들이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숨죽인 태양빛도 서편 하늘 저 너머로 멀어지고 어느새 어둠이 습기처럼 스멀스멀 하늘가로 스며들고 있었습니다. 차창 밖을 내다보던 나는 나도 모르게 감탄을 하면서 소리를 질.. 마음에 창 2009.11.16
미인도, 이진영 선생님 수필집 '나도 춤추고 싶다' 미인도, 이진영 선생님 수필집 '나도 춤추고 싶다' 미인도 동백기름 발라 단정하게 땋아 내린 삼단 같은 검은 머리, 가는 명주실로 잔털을 밀어낸 반듯한 이마에 가지런히 정돈된 반달처럼 휘어진 눈썹, 얇고 고운 눈매. 맑고 깊은 눈동자는 투명한 이슬 한 방울 걸쳐져 있는 듯 금세 떼구루루 굴러 복.. 마음에 창 2009.11.15
사막에 핀 유도화, 이진영 선생님 수필집 『나도 춤추고 싶다』 사막에 핀 유도화, 이진영 선생님 수필집 『나도 춤추고 싶다』 사막에 핀 유도화 사막을 달린다. 채 어둠이 걷히지도 못한 이른 아침부터 달린다. 차창 너머로 하늘과 땅이 맞닿은 곳, 지평선이 펼쳐진다. 진한 어둠을 헤치고 붉은 기운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불꽃보다 더 붉은 아침 핵 솟아오른다. 웅.. 마음에 창 2009.11.13
유향재(有鄕齋), 이진영 선생님 수필집 『나도 춤추고 싶다』 이진영 선생님 수필집 『나도 춤추고 싶다』 유향재(有鄕齋) 고창군 부안면 질마재는 시인 서정주 님이 태어나서 10년을 산 곳이다. 흥덕에서 22번 도로를 따라 서쪽으로 잠시 가다가 김성수 선생 생가 표지판을 보며 734번 도로를 따라 들어간다. 김성수 생가 앞을 지난 선운리 가는 길로 좌회전, 그곳.. 마음에 창 2009.11.04
'섬진강 기차여행', 이진영 선생님 수필집 『나도 춤추고 싶다』 이진영 선생님 수필집 『나도 춤추고 싶다』 섬진강 기차여행 마지막 불꽃같은 아름다움을 태우던 가을이 아쉬운 모습으로 막 등을 보이고 돌아섰습니다. 이어 겨울이 기다렸다는 듯이 모습을 드러내는 11월말에, 친지들과 전남 구례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화엄사, 하동 최참판댁, 토지문학관 들을 들.. 마음에 창 2009.11.03
'아름다운 약속', 이진영 선생님 수필집 『나도 춤추고 싶다』 이진영 선생님 수필집 『나도 춤추고 싶다』 그림으로 크는 나무 내가 태어났을 때 그는 퍽 싱그러운 모습의 소년이었습니다. 으쓱으쓱 하늘을 향해 키재기를 했고 나는 그 푸른 그림자를 밟으면서 서툰 걸음마를 시작했죠. 엄마 등에 업혀 잠을 청하던 내게 스쳐가는 바람을 조심스레 불러 주었던 이.. 마음에 창 2009.11.02
'아름다운 약속', 이진영 선생님 수필집 『나도 춤추고 싶다』 아름다운 약속 약속.1 얼마 전 K라는 친구가 들려준 이야기다. 자신의 초등학교 동창 중 경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육군사관학교를 수석으로 입학했고, 또 수석으로 졸업하여 금년 초에 육군대장으로 1군사령관이 된 자랑스러운 친구가 있다고 했다. 그 친구를 위해서, 지난달에 사회에서 얼마만큼 성.. 마음에 창 2009.11.01
'바보 같은 약속', 이진영 선생님 수필집 『나도 춤추고 싶다』 이진영 선생님 수필집 『나도 춤추고 싶다』 바보 같은 약속 약속.1 초등학교 2학년 때인가, 이웃집에 새로운 가족이 이사를 왔다. 이삿짐이 들어서는 걸 지켜보는 나를 한 여자아이가 호기심어린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동네에 친구가 많지 않았던 나는 반가웠다. 우린 이내 눈웃음을 나누었고 이름.. 마음에 창 2009.10.29
'뺑뺑이', 이진영 선생님 수필집 『나도 춤추고 싶다』 '뺑뺑이', 이진영 선생님 수필집 『나도 춤추고 싶다』 뺑뺑이 오래전 시골 장터에서였습니다. 웬 장사꾼이 좌판을 벌여놓았습니다. 뺑뺑이를 돌리고 행인들을 부릅니다. 기웃기웃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장수는 신나서 뺑뺑이를 돌립니다. 뱅글뱅글 재빠르게 돌아갑니다. 행인의 눈빛이 번득입니다. .. 마음에 창 2009.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