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에', 이진영 선생님 수필집 『나도 춤추고 싶다』 '왕년에', 이진영 선생님 수필집 『나도 춤추고 싶다』 왕년에 “왕년(往年)에 말이야...” 으레 시작되는 B선생님의 왕년 타령에 이골이 난 동료들이지만 오늘은 그 정도가 심해 견디기가 어려운 듯하다. 한 친구 술이 거나하게 취하자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다. “누구 왕년에 잘 나가지 않.. 마음에 창 2009.10.27
'누가 내 이름을 묻는다면', 이진영 선생님 수필집 『나도 춤추고 싶다』 누가 내 이름을 묻는다면 / 이진영 선생님 수필집 『나도 춤추고 싶다』 반듯한 밥상 위에서 결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따끈한 김을 모락모락 뿜어 올리며 세인의 사랑을 듬뿍 받았습니다. 제사상에도 제수로 진설되었으니 나의 품위는 가히 짐작이 될 겁니다. 그러나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꽃의.. 마음에 창 2009.10.16
나는 언제나 술래, 이진영 선생님 수필집 『나도 춤추고 싶다』 나는 언제나 술래 [“희망을 찾기 위해서도 달려보는 거야. 실패와 좌절의 경험을 터득한 노련한 술래가 아닌가.” 이진영 선생님 수필집 『나도 춤추고 싶다』3. 누가 내 이름을 묻는다면] ~~~~~~~~~~~~~~~~~~~~~~~~~~ 어린 시절 친구들과 가장 즐겨했던 놀이가 숨바꼭질이었다. 한 아이가 술래가 되어 숫자 .. 마음에 창 2009.10.08
'누가 내 이름을 묻는다면', 이진영 선생님 수필집 『나도 춤추고 싶다』 이진영 선생님 수필집 『나도 춤추고 싶다』 3. 누가 내 이름을 묻는다면 바람의 빛깔 봄바람 봄은 바람에 실려 옵니다.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계절을 싣고 다려오는 바람은 그 무게로 인해 거세지나 봅니다. 그러나 물러서기를 주저하는 겨울을 내몰기 위해, 날을 세운 날카로움 속에서도 미소를 흘.. 마음에 창 2009.10.04
晩秋의 꿈 뜨거운 여름날의 햇살을 온 몸으로 막으며 가을을 기다리던 해 바라기는 까만 주머니에 하얀 속살을 채우기 시작합니다. 고개를 숙일수록 더욱 짙게 찾아오는 하늘 푸른 가을날 이른 시간부터 덩치 큰 황색의 청소차는 시내의 거리를 부지런히 다닙니다. 윙윙 소리 내어 '내가 지나갈 터이니 비켜 달.. 마음에 창 2009.09.04
꽃잎편지 / 김묘숙 꽃잎편지 김묘숙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하늘이 한 구석씩 무너져내리고 있습니다 무너진 강둑에 앉아 맑은 순정의 손길로 꽃잎배를 만들어 강물 위에 띄웁니다 지움으로 더욱 또렷해지는 당신 품에 안기려해도 차마 달려가지 못하는 시간 사랑한다는 말 대신 백지를 여울지는 꽃잎배에 담아 .. 마음에 창 2009.08.29
'오래된 우물', 이진영 선생님 수필집 『나도 춤추고 싶다』 이진영 선생님 수필집 『나도 춤추고 싶다』90~93쪽 오래된 우물 어린 시절, 집을 나서 언덕을 조금 올라가 좁다란 골목으로 들어서면 깊은 우물이 있는 집이 있었다. 수도가 있는 집이 대부분이었던 당시, 흔치 않았던 우물은 어린 나에게 신기로움이었다. 가끔 수돗물이 나오지 않는 날이면 양동이 두.. 마음에 창 2009.08.29
주인없이 주인모르는 법인대표자 취임식 구성원에게 업무시작을 알리는 자리가 되어야 영월군 주천면 주천리에 있는 법인대표자의 취임식이 2009년 7월 10일 오전 11시에 개최된다는 소식입니다. 안내장을 받아서 알게 된 것이 아닌, 귀동냥으로 알았습니다. “알았으면 취임식장을 찾아와 축하해주고 박수쳐주면 되는 것 아니냐“고 법인의 .. 마음에 창 2009.07.10
'고독한 눈사람', 이진영 선생님 수필집 『나도 춤추고 싶다』 '고독한 눈사람', 이진영 선생님 수필집 『나도 춤추고 싶다』 이진영 선생님 수필집 『나도 춤추고 싶다』66쪽 '고독한 눈사람'편 고독한 눈사람 눈사람이 홀로 서 있다. 눈옷을 입고도 추운 기색이 없다. 우뚝한 콧날에 부리부리한 눈매, 아버지의 헌 중절모 비스듬히 눌러쓰고 당당하게 버티고 선 모.. 마음에 창 2009.07.09
‘능소화’ / 이진영 선생님 수필집 『나도 춤추고 싶다』 ‘능소화’ / 이진영 선생님 수필집 『나도 춤추고 싶다』 54쪽 능소화 7월, 봄꽃이 물러선 자리에 장미가 눈부신 자태를 뽐내더니 이른 장마에 젖어 꽃잎을 산산이 떨어뜨렸습니다. 아직 여름곷들은 제 모습을 자 드러내지 못했는데, 엷은 바람결에 넘늘거리는 푸른 줄기, 등불을 켜고 있는 듯 .. 마음에 창 2009.06.04